시즌 개막전에 추천 선수로 출전한 김주형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13일 강원 춘천의 라비에벨CC 올드코스에서 막을 올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1라운드. 출전 선수 144명 중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두 명의 선수가 눈에 띄었다. 흔히 말하는 루키는 아니다. 추천 선수 자격으로 첫 정규투어 필드를 밟은 김주형(26)과 브라질 국적의 다미아노 김(22).
1997년생으로 2019년에 투어프로 자격을 얻은 김주형은 그동안 2부 투어인 스릭슨투어에 몇 차례 출전한 것이 전부였던 골프 팬들에겐 아주 많이 낯선 선수다. 설렘과 긴장을 동시에 안고 시작한 첫 정규투어 무대. 김주형은 기쁨도 잠시 코리안투어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대회 1, 2라운드에서 10타씩 잃고 합계 20오버파를 적어내며 리더보드 맨 끝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경기를 마친 김주형의 얼굴에는 실망보다 희망에 찬 모습이 가득했다.
경기 후 김주형은 "대회 첫날 첫 홀을 돌 때는 긴장이 많이 됐는데 두 번째 홀부터는 괜찮더라고요. 확실히 스릭슨투어어와는 코스 등 환경이 많이 달랐어요. 그린 스피드도 빠르고 그린도 많이 딱딱했고요. 1오버파를 목표로 하고 갔는데, 경기 끝나고 스코어를 보니 많이 못 쳤더라고요. 하하하. 그래도 좋은 기회를 얻어 좋은 경험을 한 것에 만족합니다"라며 생애 첫 소감을 밝혔다.
떨렸던 정규투어, 그러나 동기부여는 확실히 됐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경험을 통해 코리안투어 선수가 되는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스릭슨투어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코리안투어에서 저의 부족한 점들을 더 확실히 알게 됐으니까요. 다음엔 추천 선수가 아닌 정규 시드를 받아서 꼭 오고 싶습니다" 최하위로 컷 통과에 실패했지만 인터뷰 내내 김주형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2001년생의 다미아노 김(Damiano KIM). 다소 독특한 이름을 지닌 이 선수의 국적은 브라질이다. 김주형과 마찬가지로 스릭슨투어에 두 차례 출전한 경험이 있고 코리안투어 개막전에는 추천 선수로 참가했다.
대회 1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친 다미아노 김은 늦은 시간까지 퍼트 연습에 매진 중이었다.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얼떨떨해하면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은 다미아노 김은 "많이 배우러 왔다"고 말문을 연 뒤 "많이 낯설어서 긴장을 많이 했어요. 2부투어와는 확실히 차이가 나더라고요. 코스 컨디션도 굉장히 좋고요"라며 찬찬히 소감을 밝혔다.
이어 코리안투어에서 보고 싶었던 선수로 문도엽을 콕 찍으며 "오늘 문 프로님과 인사를 나눴는데 너무 신기하고 좋더라고요.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요. 큰 힘이 됐습니다"라면서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 개막전은 문 프로님의 메인스폰서 대회이기도 하니까 꼭 우승하셨으면 좋겠어요"라며 문도엽을 향한 애정을 듬뿍 드러내기도 했다.
다미아노 김은 14일 대회 둘째 날 5타를 더 잃으며 합계 8오버파 공동 126위로 자신의 첫 정규투어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스타 선수도 아니고, 루키 선수도 아니어서 이번 개막전에서 이 둘에게 주목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번 대회의 경험을 통해 두 선수가 다시 코리안투어 무대에 설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