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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세리키즈, 비키 허스트

김자영 기자 기자2012.07.10 오전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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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솔하임컵에 출전한 비키 허스트. 사진=golffile.Jenny Matthews]

지난 9일(한국시간) 최나연(SK텔레콤)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달성해 화제다. 최나연은 어린 시절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을 보고 LPGA 투어 진출의 꿈을 키웠다. 박세리의 우승으로 프로골퍼의 꿈을 키운 또 하나의 선수가 있다. 비키 허스트(미국)는 미국판 세리키즈 제1호 선수다.

허스트는 한국인 어머니와 공군 대령인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님 모두 소문난 골프광이다. 허스트의 어머니 코코는 만삭의 몸으로 라운드를 돌다가 양수가 터져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다. 아버지 조 역시 훌륭한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 골퍼다.

8살이 되던 1998년, 허스트는 텔레비전에서 박세리(KDB)가 US여자오픈을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그 후 허스트는 골프채를 잡게 됐다.

허스트는 “박세리 선수는 나의 어린 시절 우상이었다”며 “그녀가 블랙울프런에서 우승하던 모습을 지켜본 기억이 난다. 그때 그 대회를 보고 부모님이 내게 골프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박세리의 우승을 계기로 골프를 시작한 허스트는 다른 또래 세리키즈처럼 화려한 주니어 시절을 보냈다. 수많은 주니어선수 대회에서 우승했고, 2007년에는 아마추어랭킹 1위에 올랐다. 미국주니어골프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도 받았다.

허스트가 여러 대회에서의 우승으로 주목을 받자, 수많은 유명 대학들이 입학 제의를 건네왔다. 하지만 허스트는 8살 때 박세리의 우승을 본 순간부터 프로골퍼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허스트는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자고 생각했다”며 “오래 전부터 내 꿈은 프로골퍼가 되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2008년 사이메트라 투어에서 5번의 우승으로 이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허스트. 지난 4번의 시즌 동안 80개의 대회에 참가했다. 올 시즌 HSBC 우먼스 챔피언십에서 공동8위를 기록했고, 지난 5월 열린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선 4위에 올랐다. 아직까지 우승 소식은 없다.

하지만 올 시즌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자주 올리며 자신감이 붙었다고 한다. 허스트는 “정말 간절히 우승을 바라지만 그러기 위해선 더 일관된 경기를 펼쳐야 한다”며 “지금 차근차근 작은 부분들을 되짚어 보고 있다. 샷감이나 퍼팅감이 좋아서 남은 시즌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세리키즈 허스트가 한국의 세리키즈 최나연처럼 우승컵을 들어올릴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김자영 기자 golfwit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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