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일본도 골프 투어 '여고남저' 심화

김두용 기자2015.12.11 오전 8:42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2015년 JLPGA 투어의 총상금 규모가 JGTO를 앞질렀다. 위 사진은 올해 JLPGA 투어 상금왕에 오른 이보미. 아래는 일본의 간판스타 이시카와 료.

일본 열도에서도 남자보다 여자 골프 투어의 인기가 더 높은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일반 국가에서는 보통 남자 투어가 여자 투어보다 인기가 높고 상금 규모도 크다. 하지만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여자 투어가 남자의 인기를 앞질렀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는 2014년부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보다 상금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JLPGA 투어 310억8700만원(37개 대회)과 JGTO 307억6000만원(25개 대회) 규모였는데 올해는 대회 개최 수 변동 없이도 총상금 격차가 318억원과 312억7000만원으로 더욱 커졌다.

JGTO의 갤러리 수도 현저히 줄어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일본의 간판스타 이시카와 료부터 지난 주 JGTO 최종전인 일본시리즈 JT컵에서 각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시카와는 기자회견장에서 먼저 남자 투어의 인기 하락 현상을 언급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갤러리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 같다. 숫자가 인기를 말해준다”고 꼬집었다.

JGTO는 투어를 지탱했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이시카와와 마쓰야마 히데키의 미국 진출 후 인기가 크게 줄었다. 두 명의 젊은 스타를 대체할 새로운 구원 투수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가타야마 신고(42) 같은 30, 40대 베테랑 선수들이 주목 받고 있다. JLPGA 투어의 경우 인기스타 요코미네 사쿠라, 미야자토 아이가 미국으로 진출했지만 새로운 신예들이 등장했다. 지난해 15세 나이로 J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가츠 미나미나 ‘얼짱 스타’로 주목을 끌고 있는 고즈마 고토노 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이보미 등도 요코미네의 빈자리를 메우는 수퍼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은 원래 자국 투어의 인기가 높다. 굳이 해외 진출을 하지 않아도 짭짤한 수입이 보장될 정도로 자생 가능한 구조다. 이로 인해 일본 남녀 골퍼들은 해외 도전 정신이 무뎌진 측면도 있다. 일본은 탄탄한 투어 규모와 인기 덕에 투어 운영이나 마케팅에 큰 공을 들이지 않고도 원만하게 굴러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타 마케팅에 치중했던 터라 JGTO의 경우 이시카와와 마쓰야마가 빠진 타격이 크다. 올해 일본 투어 상금왕에 오른 김경태도 “투어의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JGTO는 높은 스타 의존도와 부족한 운영 노하우, 소극적인 마케팅을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JGTO는 스타 마케팅 때문에 마쓰야마와 이시카와가 PGA 투어 시즌을 마친 뒤 출전 가능한 시기인 10월부터 10개의 대회가 몰려 있기도 하다. 인기 회복을 위해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최우선 과제다. 이시카와도 “우선 선수들이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 자신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준 높은 경기로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면 팬들이 늘어나고, 스폰서들도 지갑을 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투어뿐 아니라 골프 인구 자체가 감소하는 추세라 예전의 영광 회복에 물음표가 달린다. 일본에서 발간된 2015 레저 백서에 따르면 2013년에 비해 2014년 골프 인구는 140만명이 줄어 720만명으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 폭이 너무 커서 골프업계 관계자들도 당황하고 있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국도 남자 투어의 경우 업황 축소와 쏠림 현상, 스타 기근이 맞물리면서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5년 전 여자 투어가 남자 투어를 추월했다. 2015년 여자 투어의 총상금이 184억원(29개 대회)이었고 남자투어는 84억원(12개 대회)에 그쳤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