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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LPGA 전망대] ③ 새로운 '메이저 퀸' 전인지

김두용 기자2017.01.20 오전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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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털 강자 전인지가 자신의 보물 중 하나인 '멘털 노트'를 공개했다. [사진 JTBC골프]


“메이저 우승은 꼭 추가하고 싶다.”

'새로운 메이저 퀸' 전인지(23)다운 목표였다. 전인지는 최근 JTBC골프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좋은 성적이 조금은 부담으로 다가올 것 같지만 잘 극복하고 싶다”며 새해 각오를 다졌다. 전인지는 지난해 1승이 전부였지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남녀 메이저 최소타(263타) 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인지는 메이저 최소타를 포함해 신인왕에 최저타수상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신인으로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LPGA투어 2년 차를 맞게 된 전인지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승수를 겨냥하고 있다. 현지 환경 적응도를 높였고, 언어장벽도 해소됐기 때문에 오로지 기량으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시즌이다.

세계랭킹 3위 전인지는 한국 선수 중 가장 랭킹이 높다. 강심장 전인지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선수로서 세계랭킹 1위 자리에 가고 싶다. 아직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남았다는 게 기쁘다”라며 조곤조곤히 자신의 욕심을 드러냈다.

전인지는 큰 경기에 유독 강하다. 통산 13승 중 메이저 대회에서만 7승을 기록한 강심장이다. LPGA투어 2승(에비앙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모두 메이저 대회 우승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인지는 ‘원조 메이저 퀸’ 박인비의 바통을 이어받을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다.

전인지의 야디지북은 게임 플랜 등이 적혀 있는 ‘멘털 노트’로 알려져 있다. 5년 전 썼고, 지금도 가끔 챙겨보는 ‘멘털 노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 중 전인지는 자신이 좋아하고 마음을 다잡았던 구절을 소개했다. “나는 강이다.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 안 된다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결과에 흔들리지 않는다. 동상은 항상 제 자리에 있지만 발전이 없다. 강 같은 마인드가 무조건적인 자신감.”



공자의 말씀이라 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는 말이 될 수 있다. 말하는 사람 또는 상황에 따라 단어나 말은 의미가 달라진다. 전인지는 계속해서 흘러가는 강의 움직임과 역동성을 주목했다. 강은 외부의 변화들을 수용하거나 희석시키면서 때론 천천히 때론 빨리 흘러내려간다. 전인지는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넒은 미국 무대에 진출했고, 세계 1위 자리도 넘보고 있다. 만약 동상처럼 제 자리에 멈춰있다면 발전이 없었다는 게 전인지의 생각이었다.

전인지는 LPGA가 얼마나 냉혹한 승부의 세계라는 곳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샷 미스를 했을 때 성적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터운 무대”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매년 잘 하는 선수가 나오기 때문에 전인지 또한 긴장감을 늦출 순 없다.

호기심 많고 우직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덤보’처럼 전인지는 올해도 새로운 시작에 설렘이 가득하다. 그는 “팬들의 많은 사랑 덕분에 좋은 선수의 길을 밟아 나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선수로 성장하는지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멋지고 재미있는 플레이로 조금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활짝 웃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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