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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방미인 앨리슨 리, "골프를 통해 성장했다"

이지연 기자2018.03.20 오후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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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중혁, cooperation 바하마 파라다이스아일랜드 리조트]

자신감을 잃게 한 일이 있었나?
나는 내가 가장 강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게임을 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변수가 많았다. 어깨 부상을 당했고, 스윙도 좋지 않았다. 그런 것들이 더해져 내 경기를 하지 못했다. 그런 상태로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어야 했고, 지난해에는 학교 생활에 더 집중하면서 골프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했던 것 같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졸업을 하고, 비시즌 동안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즐기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하루아침에 모든 게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정신적으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걸 느낀다.

스윙에도 변화를 줬나?
스윙 자체가 달라진 것은 없다. 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따로 코치를 두지 않고 아버지에게 스윙을 배웠다. 대학 재학 중에는 학교 골프팀의 스윙 코치에게 배웠고, 투어 프로로 데뷔한 뒤에도 여느 프로들과 달리 온전한 의미의 스윙 코치를 둔 적이 없다. 1월 초에야 드디어 나의 첫 스윙 코치를 찾았는데, 집 근처 아카데미에 있어서 함께 연습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일관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훈련하면서 스윙을 가다듬었다.

골프 빼고 잘하는 것이 있다면?
내가 뭘 잘하는지 친구들에게 물어봐야겠다(웃음). 특별히 뭘 잘한다기보다 이것저것 하는 걸 좋아한다. 영화를 보거나 요리나 빵 굽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도 좋다. 아, 친구들이 나에게 말하는데, 다른 사람을 돌봐주고 챙겨주는 걸 잘한다고 했다. 마치 엄마처럼.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
스토리 라인에 따라 다르지만 코미디, 액션, 로맨스 등을 두루 즐긴다. 친한 친구가 영화 쪽 일을 하고 있고, 내가 태어나고 자란 로스앤젤리스가 영화산업 중심지이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정말 많이 보고 자랐다.

취미가 있다면?
취미도 많다. 투어 생활로 바쁘지만 짬짬이 시간을 내어 친구,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쇼핑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아한다. 필라테스, 스피닝도 좋아한다. 늘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하면서 지내려 한다.

앨리슨 리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골프 코스에서는 많이 웃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라운드 결과가 좋지 않으면 기분 좋게 웃으면서 코스를 떠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골프 때문에 내 기분이 오락가락한다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아주 넉넉한 환경에서 자라진 않았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었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프로 골퍼가 되고 싶다는 꿈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대학 진학도 더 나은 골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이었고, 나를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상형은?
내 키가 큰 편이기 때문에 일단 키가 좀 크면 좋겠다. 그리고 재미있고 성격 좋고, 나를 늘 웃게 해주는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이 지금 있나?
(웃으며)없다.

올 시즌 목표는?
지난해에는 솔직히 실망스러운 점이 많았다. 성적은 물론 내 플레이에 대해 만족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의 마지막 대학 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후회는 크게 없다. 대학에서의 마지막 해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에 코스 안에서의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제 더 나은 골퍼가 되기 위한 노력에 내 에너지를 집중할 것이다.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있다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경쟁하고 이기는 것을 좋아했다. 제시카 코다, 다니엘 강, 미셸 위, 렉시 톰슨 등 현재 LPGA투어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주니어 시절은 물론 대학 때에도 늘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던 것 같다. 그러나 아직 프로 무대에서 우승이 없기 때문에 정말 아쉽고, 우승이 간절하다. 어떤 대회이든지간에 일단 1승을 먼저 하면 좋겠다. 물론 메이저 대회 우승도 당연히 하고 싶다.



2016년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아쉬운 준우승을 했는데.
그때를 다시 생각하면 물론 실망스럽다. 그 대회, 마지막 홀, 마지막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좋은 경험이 됐고 도움도 됐다. 배운 게 더 많다. LPGA투어에서 뛰기 전에는 우승을 눈앞에 두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앞으로 다시 그런 상황이 된다면 같은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물론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나 역시 많은 우승을 하고 LPGA투어의 톱 클래스 선수가 되고 싶다. 우승 경쟁이 쉽지만은 않지만 잘 준비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대회에 출전하면 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골프를 가능한 오래 하고 싶고 행복한 골퍼가 되면 좋겠다. 나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과 조언을 받은 행운아인 것 같다. 그걸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앨리슨에게 골프란?
골프는 내가 하는 일이자 나 자신이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골프 하는 사람’으로 정의 내린다. 어린 시절부터 골프를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멋진 곳에도 많이 가볼 수 있었다. 나는 골프를 정말 많이 사랑하고, 골프를 통해 성장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이 배우고 싶다. 골프라는 종목이 더 많이 커져서 전 세계 사람들이 더 많이 즐겼으면 좋겠다. 골프는 정말 멋진 스포츠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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