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사진=KPGA]
김태훈이 또 다시 18번 홀(파5)에서 발목을 잡혔다.
김태훈은 9일 인천 송도 소재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어반, 링크스코스(파72, 7350야드)에서 치러진 제네시스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를 쳤다. 중간합계 6언더파를 기록한 김태훈은 2위와 1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올 시즌 코리안투어 최대 상금 규모로 치러지는 대회답게 이번 대회는 까다로운 코스 세팅 속에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대회 첫 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11명에 그쳤고, 2라운드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선수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2라운드에서 버디쇼를 선보인 선수가 있다.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친 김태훈이다. 선두와 2타 차 단독 3위로 출발한 김태훈은 3번 홀(파5)과 7번 홀(파5)에서 버디를 솎아내며 출발했다. 그러던 중 9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제동이 걸린 듯 싶었다. 하지만 11번 홀(파4)부터 15번 홀(파5)까지 무려 5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했고,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6개 홀 연속 버디에도 도전했던 김태훈은 16번 홀(파4)에서 약 1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시도했으나 버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위와의 격차를 벌려나가던 김태훈은 18번 홀(파5)에서 발목이 잡혔다. 티 샷이 우측으로 크게 밀려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벌타를 받고 친 세번째 샷도 워터해저드에 빠질 뻔 했으나 바로 옆 긴 러프에 걸려 벌타를 면했다. 하지만 러프에서 친 샷은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고, 다섯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렸으나 약 4m 거리의 보기 퍼트도 홀 컵을 외면하며 결국 더블 보기로 홀을 마쳤다. 마지막 홀에서 2타를 잃으며 추격자와의 타수 차도 1타 차로 좁혀졌다.
김태훈의 18번 홀 플레이는 지난달 27일 막을 내린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을 떠올리게 했다. 직전 대회로 치러졌던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김태훈은 18번 홀(파5)에서 티 샷이 패널티 구역에 빠져 결국 보기를 범하며 이창우, 전재한과 연장전에 나섰다. 김태훈은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직전 상황과 장면을 연출하며 보기를 기록해 우승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는 페어웨이를 잘 지키며 버디를 낚아 18번 홀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듯 했지만, 2라운드에서 티 샷을 해저드 구역에 빠뜨리며 더블 보기로 대회 2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김태훈은 "중반까지는 생각보다 아이언 샷이 좋아서 버디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찬스도 많이 살렸다. 생각보다 많은 버디가 나와서 좋은 성적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김태훈은 "올 시즌 초반부터 컨디션과 샷 감이 너무 좋았다. 주변 지인들에게도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 이야기할 정도였다"고 웃으며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컷통과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중간에 컷탈락이 2차례 기록되며 충격을 많이 받았다. 충격을 받은 이후 더 많이 연습했더니 최근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2007년 투어에 데뷔한 김태훈은 2013년 보성CC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했다. 그해 장타왕까지 수상하며 코리안투어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어 2015 카이도 LIS투어 챔피언십과 2018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에서 우승 등으로 통산 3승을 기록한 김태훈은 이번 대회에서 통산 4승에 도전한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통산 4승에 도전하는 김태훈은 "아직 3,4라운드가 남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목표는 '날마다 언더파만 치자'였다. 2일 동안 생각보다 더 잘 쳤다. 덕분에 약간의 여유가 생긴 편이다. 3, 4라운드 역시 언더파만 치자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언더파만 쳐도 우승에 근접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하며 "이제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회 2라운드에서는 단독 선두로 출발했던 조민규가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중간합계 5언더파 단독 2위에 자리했다. 뒤를 이어 통산 11승에 도전하는 박상현이 중간합계 3언더파 단독 3위다.
인천=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