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홀 어느 곳에서든 만년설을 볼 수 있는 자일라우 골프장
한여름 만년설을 바라보며 라운드하는 느낌은 어떨까. 더운 날씨지만 그늘만 들어가도 눈이 쌓인 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몸을 간지럽힌다. 카트 타고 코스 위를 달리며 천혜의 자연을 품에 안은 골프장에서 샷할 때면 이런 호사가 있을까 싶은 정도다.
국내 아마추어 골퍼에게 다소 낯선 골프 여행지 중 하나인 카자흐스탄의 골프장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약 6시간을 날아가면 알마티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한국보다 3시간 늦은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와 북아시아 그리고 동유럽에 걸쳐 있는 나라다. 세계 9위의 국토 면적(2억 7249만 ha)을 자랑하지만 전체 인구는 2000만 명이 넘지 않는다.
지리학적으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그리고 중국에 둘러싸여 있고 몽골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이란, 인도 등과 가까운 곳에 있다 보니 여러 문화가 공존해 있는 느낌이다. 카자흐스탄도 역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드라마와 K-POP을 즐기는 친한 국가이다.
톈산산맥 북쪽에 자리한 알마티는 1925년부터 1994년까지 카자흐스탄의 수도였다. 현재는 수도가 아스타나로 옮겨졌지만 알마티는 아직 최대 도시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해발 4000m 넘는 산이 근처에 있고 중심가 해발 고도 역시 800m라 건조하고 7월 평균 기온이 23.8℃로 활동하기 좋다.
카자흐스탄 대표 골프장 자일라우
2006년 오픈한 자일라우(Zhailjau) 골프 리조트는 유라시아 최고의 클럽 중 하나로 거론될 정도의 명문 골프장이다.
18개 홀에서 모두 만년설을 바라보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으며 코스 내로 카드 진입이 가능해 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플레이할 수 있다.
아널드 파머 코스 디자인이 설계하고 건설한 자일리우는 5개의 인공 호수와 1만 5000그루 이상의 나무가 식재되어 있어 홀 간 간섭이 심하지 않아 좋다.
왼쪽에 호수가 자리한 8번 도그레그 홀은 이 골프장의 시그니처 코스다. 티잉 구역에 서면 보이는 전망은 전 세계 어느 골프장의 뷰보다 아름답다.
이 골프장은 그린에서 티잉 구역으로 공략하는 방식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레이아웃이 다이내믹하고 신선하다.
자일라우는 정치인부터 기업가 그리고 셀러브리티에 이르기까지 VVIP가 플레이하는 골프장답게 프라이빗한 라커룸과 샤워실, 레스토랑까지 갖추고 있어 특별하다.
클럽 대여도 가능하지만 스틸 샤프트가 대부분이므로 자기 클럽을 가져가 플레이하길 추천한다.
전통의 명문 골프장 누르타우
1995년 개장한 누르타우 골프 클럽은 카자흐스탄 최초의 골프장이다.
널찍한 페어웨이를 가지고 있지만 코스 난도는 프로 대회가 열릴 정도로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코스 전장이 제법 길고 곳곳에서 나무가 플레이를 방해한다. 그린 주변까지 공을 보내도 질긴 러프와 마주하게 된다.
누르타우는 14개 클럽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골프장이다. 그만큼 샷 가치(shot value)가 높은 골프장 중 하나다. 샷 가치가 높은 골프장이야말로 베스트 코스라 불릴 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골프장의 대표는 카자흐스탄 한인회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인 내장객이 꽤 많은 편이다. 그 말은 골프장 내에서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누르타우는 한국 고객이 늘어나자, 레스토랑 메뉴에 한식을 추가했다. 특히 김치찌개는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질 정도로 맛있다. 최근 한국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한글을 배우는 캐디도 늘고 있다.
켄터키블루그라스로 조성된 페어웨이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어 코스 상태는 최상이다. 누르타우 역시 코스 내 카트 진입이 가능하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나라 카자흐스탄.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방문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따뜻한 나라 카자흐스탄.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심신의 힐링을 원한다면 이번 여름, 카자흐스탄으로의 여행을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촬영_고형승
편집_황규헌(아이일스튜디오)
드론 영상_윤종운(윤더로드)
사진_각 골프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