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이 40만 명 정도 줄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지난해 골프 내장객은 전년도보다 14.3%(40만4335명)가 감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특수가 꺾이면서 제주도 골프에의 근원적인 방향성이 검토되어야 할 단계다.
제주도청 관광산업과가 지난주 발표한 2023년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지역 29개 골프장의 이용객은 241만6천여명으로 전년도 282만여명과 비교하면 40만명 이상 크게 감소했다. 도민을 제외하고는 141만6969명으로, 2022년 180만2281명보다 무려 21.4% 줄었다. 제주도민 이용객은 99만9001명으로 1.9% 감소에 그쳤다.
월 별로 비교해도 지난해 1월에 55.5%, 2월에 32.7%가 급감했고 휴가철이 몰린 7월에 28.2% 골프하기 좋은 계절인 5월에 24.8%나 줄었다. 그나마 증가한 달은 9월 뿐이지만 이때도 도내 골퍼들이 더 늘었을 뿐 제주도 밖과 외국에서 온 골퍼는 5.5%가 줄었다.
내장객이 급감한 원인은 팬데믹이 지나 연말 연초나 휴가철에 골퍼가 해외 저렴한 골프장으로 빠져나간 것이 가장 크다. 조사 범위를 넓혀서 지난 12년간의 제주도 골프장 이용객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이용객이 289만8742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해 5월에만 33만6501명이 골프를 즐겼다. 이 해에 월 30만명을 넘긴 달이 6, 10월 포함 3달이었다.
제주도청이 집계한 5년간 제주도 골프장 월별 이용객
2022년에는 비수기인 1월에도 19만3897명에 달할 정도로 호황이었으나 그해 5월부터는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골프장을 찾는 이용객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결국 282만305명으로 7만8천여명이 줄었다. 거기서 지난해에 다시 40만여명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용객 감소의 모든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건 적절하지 않다. 12년간 내장객 변화를 보면 한 달 중 가장 많은 내장객을 보인 달은 2021년 5월로 33만6501명이었다. 제주도에는 5월과 10~11월에 가장 많은 내장객이 찾는다. 최고 호황기인 5월 내장객이 2022년 30만5405명으로 줄었고, 지난해 24만7695명으로 2년 사이에 무려 9만명이나 급감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골프 비용이 너무 높은 데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에 따르면 골프장 비회원의 주말 그린피는 27.1만원으로 수도권과 강원 다음으로 비쌌다. 회원제 골프장 비회원의 주말 그린피 차액을 보면, 제주도는 내륙 회원제보다 2019년 2.8만원 저렴했지만 지난해 10월에는 오히려 7천원이 비싸 가격 경쟁력이 없어졌다.
특히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회원제 골프장에 주어지던 개별소비세 75% 감면 혜택이 2022년부터 사라져 가격 인상을 부채질했다. 1인당 2만1120원이 추가되면서 제주도의 회원제 골프장 비회원 그린피가 내륙을 넘어섰다. 제주도 입장에서는 경영난을 호소하는 골프장의 경쟁력을 갖출 시간을 주기 위해 이 정책을 시행했으나 효과는 적었다.
제주도 골프장은 코로나 기간 내륙 평균보다 그린피가 더 비쌌다. [그래프=한국레저산업연구소]
또한 제주도에도 팀당 캐디피 15만원, 카트피는 10만원에 달한다. 서소장은 “높은 골프장 이용료는 물론이고 제주도의 높은 물가가 내륙의 골퍼들을 오지 못하게 하고 있으니 이런 문제는 그린피 등 이용료만 인하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책을 골프장에만 미뤄서도 안된다.
제주연구원은 코로나19로 골퍼가 가장 넘치던 2022년7월에 ‘친환경 공공형 ‘에콜리안’ 대중골프장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최영근 박사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공모로 추진하던 친환경 공공형 에콜리안 대중 골프장 유치에 적극 참여하자”는 의견을 냈었다.
당시 최박사가 제주도내 골프장 이용객 343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전후로 골프 비용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압도적인 의견(83.9%)를 차지했다. 골프장 이용가격 중 적정하지 않는 분야로는 그린피(59.2%), 카트비(18.1%), 캐디피(11.4%), 식음료비(9.3%) 순으로 조사됐다.
최박사는 이를 해결하는 단기과제(1~2년)로 골프장 이용료 인하, 지역주민 역차별 해소 등을 들었고, 중기과제(3~5년)로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 꿈나무 육성, 장애인 골프장 접근성 향상을 제시했으며 장기과제(5~10년)로는 9홀 친환경 공공형 대중골프장 유치 등을 들면서 ‘골프산업의 허브 제주’라는 브랜드를 재창조하자고 제안했다.
서천범 소장 역시 2020년부터 골프 초과수요가 가속화 했다고 주장한다. 18홀 환산 골프장은 2015년 521.6개소에서 2022년말 582.3개소로 11.6% 증가했으나 이용객수는 같은 기간 48.2% 급증했다. 따라서 그 역시 “초과수요를 완화하기 위해서 문체부에서 저렴한 에콜리안CC 등 9홀 공공 대중형 골프장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