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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리브골프 선수들 세계 랭킹

남화영 기자2024.02.06 오전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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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페블비치 챔피언 클라크와 애인 알리샤 보단스키

지난주 마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그니처 AT&T페블비치프로암에서 우승한 윈덤 클라크(미국)는 세계골프랭킹(OWGR)이 4계단 올라 6위가 됐다.

2022년만 해도 시즌 초반 더플레이어스와 발스파챔피언십을 연달아 컷오프하면서 313위 아래 머물던 그는 가을에 열린 로켓모기지클래식에서 6위를 하면서 100위권으로 진입했다. 2023년에는 발스파에서 5위를 하면서 두자리 순위로 오르더니, 웰스파고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데 이어 US오픈에서 메이저 첫승으로 13위까지 올랐다.

한편 멕시코에서 마친 리브(LIV)골프 마야코바에서 한 라운드 59타 기록을 세우면서 우승한 호아킨 니만(칠레)의 순위는 74위로 오히려 8계단 하락했다. 세계 랭킹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받고, 4대 메이저에도 나가는 만큼 돈을 좇아 리브골프로 이적한 선수들은 매주 골프 랭킹이 하락하는 것만큼은 애타게 바라볼 뿐이다.

리브골프 우승한 니만은 랭킹이 하락했다. [사진=리브골프]

현재 리브골프에서 가장 랭킹이 높은 선수는 지난해말 이적한 존 람(스페인)이고, 그 다음은 최근 이적한 15위 테릴 해튼(잉글랜드)이다. 멕시코 대회에서 람의 게리온13팀에 속했던 해튼은 팀전 우승을 거뒀다. 그는 이번 주에 랭킹이 한 계단 올랐는데 리브골프 때문이 아니라 최근까지 출전했던 DP월드투어와 PGA투어에서 거둔 좋은 성적들 때문이었다.

세계 골프 정상을 134주간 지켰던 리브골프의 더스틴 존슨(미국)은 메이저 2승에 PGA투어 24승을 거두고 이적했다. 2022년 6월 영국 런던 센추리온골프장에서 리브골프 개막전에 출전했을 때 랭킹은 13위였으나 지금은 2008년 프로 데뷔 이래 가장 낮은 218위다. 지난해 연말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랭킹은 더 이상 신경쓰지 않는다”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클라크(핑크)와 니만(노란색)의 리브골프 창설 이후 랭킹 변화 [자료=OWGR]

PGA투어와의 신생 법인 설립 협상을 진행하는 리브골프의 후원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도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이 선수들의 랭킹이다. 지난해 10월 피터 도슨 OWGR 회장은 “여전히 54홀 경기를 하는 리브골프를 랭킹 시스템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리브골프 선수 중에 랭킹으로 메이저 출전권을 받을 선수들은 줄고 있다.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브룩스 켑카(미국) 정도가 이적 이전인 19위에서 25위로 6계단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메이저 우승자여서 5년간의 타 메이저 출전권을 받으니 켑카의 형편이 가장 낫다.

하지만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나란히 500계단 이상 순위가 하락했고, PGA투어 5승의 재미교포 케빈 나는 이적 전 33위에서 788위로 무려 755계단이나 하락해 리브골프 중에 가장 크게 랭킹이 하락한 선수가 됐다. 이들이 메이저에 나가려면 예선전이나 퀄리파잉 이벤트를 통할 수밖에 방법이 없다.

리브골프 개막전 팀전에서 우승한 게리온13 팀원들 [사진=리브골프]

그나마 존슨은 2020년 마스터스, 카메론 스미스(호주)는 2022년 디오픈에서 우승해 아직 타 메이저 출전 자격이 있다. 가르시아나 패트릭 리드(미국)도 마스터스에서만큼은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평생 출전권이 있다. 하지만 나머지 리브골프 선수들은 PGA와 PIF의 협상이 잘 진행되기만을 바라야 한다.

협상으로 신생 투어가 만들어진다면 리브골프 선수들이 세계 랭킹의 수혜를 받게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협상이 결렬된다면? 골프 랭킹은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하거나 메이저에 나갈 기회도 사라진다. 리브로의 이적 유혹을 받고 있을 PGA투어 선수들이 고민하는 부분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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