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월드투어 공동 주관 제네시스챔피언십 [사진=KPGA]
세계의 남자 골프 투어들의 올해 상금은 얼마나 되었을까? 대회수와 상금액으로 투어의 흥망성쇠를 보면 재미나다.
올 한 해 세계 골프를 이끈 남자 투어에서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와 유럽의 DP월드투어가 상금이 증가했으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일본남자프로골프(JGTO)투어는 상금액이 줄었다. 세계 골프랭킹(OWGR)을 매기는 공인된 6대 투어에는 코리안투어는 빠지고 남아공투어와 호주PGA투어, 아시안투어가 들어간다.
일본의 JGTO투어는 이번주 열리고 있는 일본의 골프일본시리즈JT컵(총상금 1억3천만엔)으로 최종전을 마친다. 반면 DP월드투어는 지난주 호주에서 BMW 호주PGA챔피언십(총상금 200만 호주달러)으로 개막전을 시작했고, 이번 주는 멜버른에서 ISPS한다 호주오픈(총상금 170만 호주달러)을 이어간다.
올해 세계 남자 투어 상금 비교
북반구 지역은 아시안투어가 다음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최종전으로 시즌을 마치지만 계절이 정반대인 남반구는 본격 골프 시즌을 맞았다. 이처럼 다양한 변화 속에서 올해 투어의 가장 큰 뉴스는 PGA투어의 단년제 복귀다. 1월초 하와이에서 더센트리로 개막전을 시작해 9월초에 시즌을 마무리했고, 이후 내년 출전자를 정하는 가을 시리즈 8개 대회까지 마쳤다.
PGA투어는 2년째 8개의 시그니처 대회에 2천만 달러의 상금을 쏟아부었다.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는 2500만 달러 대회에 우승 상금만도 450만 달러로 높았다. 리브골프와 경쟁하려 몇 개의 상금을 무리하게 올린 결과 사달이 났다. 시그니처였던 WM피닉스오픈은 880만 달러 일반 대회로 복귀했다. 웰스파고챔피언십은 내년부터 후원하지 않는다.
보너스를 지급하는 최종전을 제외하면 지난해 PGA투어는 47개 대회에 5억5420만 달러(7724억원) 규모로 대폭 성장했다. 단년제의 첫해인 올해는 대회 수가 하나 증가한 48개였어도 총상금은 5억4700만 달러(7621억원)로 720만 달러(103억원)가 줄어들었다. 단년제를 8월말까지 끝낸 뒤 열린 ‘가을 시리즈’ 8개 대회를 개최하면서 상금액 감소폭이 너무나 가팔랐다.
올 PGA투어 시즌 7승의 셰플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시그니처에 상금을 몰아준 반면, 일반 대회로 대접받다가 ‘가을 시리즈’로 격하된 대회의 상금이 크게 줄었다. 개막전 프로코어챔피언십은 지난해 포티넷보다도 무려 240만 달러가 깎였다. WWT챔피언십은 100만 달러가 삭감됐고, 슈라이너스아동오픈은 140만 달러가 감축됐다. 최종전 RSM클래식도 40만 달러 낮은 금액으로 열렸다.
올해 JGTO는 총 규모 32억3천만엔(304억원)으로 1억2400만엔(21억원)이 깎였다. 전통의 마이나비ABC챔피언십과 아소이즈카챌린지가 중단되고 고작 5천만엔 규모의 대회가 신설됐다. 지난해 신설된 대회도 한국 후원사가 만든 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이었다. 유지되는 대회들도 상금 증가 없이 매년 개최되는 건 무척 일본스럽다.
코리안투어는 김원섭 회장이 부임한 첫해를 치렀다. 대회가 7개씩 중단되고 신설, 복원해 개수는 동일하다. 지난해 235억5천만원에서 37억원이 늘어난 272억5천만원이었다. 금액 증가의 원인은 DP월드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39억원 증액(400만 달러)된 제네시스챔피언십 덕이다. 이밖에 올해의 큰 변화는 최소 상금 단위가 2억원 오른 7억원이라는 점이다.
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은 JGTO 공동 주관 대회였고 오기소 다카시가 우승했다 [사진= KPGA]
하지만 제네시스챔피언십의 DP월드투어 선수는 90명에 KPGA 소속 선수가 30명에 불과했다. 아일랜드 더해븐리조트에서 예정됐던 대회를 여자 투어에 뺏겼을 정도로 후원사를 잃은 점은 리더십의 한계였다. 상금 1억원을 넘긴 선수가 지난해 61명이었으나 올해는 57명에 불과했다. 총상금이 늘어났으나 중상급 선수조차 지난해보다 상금액이 줄어들었다.
DP월드투어는 44개로 하나 줄었으나 상금액은 1억4850만 달러(2068억원)로 60억원 가량 늘었다. 유럽 경제가 어렵지만 대회 수를 유지하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위권 10명이 내년에 PGA투어로 옮기는 등 미국 투어를 가기 위한 2부 리그화 경향이 두드러졌다. 잘하는 스타 선수가 빠진 자리를 13명의 생애 첫승자가 채웠다.
PGA투어는 리브골프와의 경쟁 끝에 총 상금이 줄어 중하위권 선수들이 불만이다. 유럽은 상금은 늘었으나 스타 선수를 뺏기는 구조가 됐다. 일본투어는 일본 경제를 닮아 정체, 퇴보하고 코리안투어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하위권 선수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 소수정예를 위한 리브골프가 만들어낸 파장이 프로골프계의 부익부 빈익빈 구조를 정착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