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띠꾼이 최종전 우승으로 400만 달러 상금을 받았다
올해 세계 3대 여자 골프 투어의 상금을 보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급성장에 한국은 현상 유지, 일본은 퇴보로 요약된다.
LPGA투어는 33개 대회를 1억2345만 달러(1724억원) 규모로 치렀다. 아시안투어에서 중국 대회 블루베이LPGA가 복귀하면서 대회수가 한 개 증가했고 상금액은 2040만 달러(285억원)나 증액되었다.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의 400만 달러의 상금 증액(총상금 1100만 달러)을 포함해 무려 17개 대회에서 전년도보다 상금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종전 우승을 통해 상금왕에 오른 지노 티띠꾼(태국)의 시즌 상금 605만9309달러(85억원)는 역대 LPGA 시즌 상금 기록을 월등히 제쳤을 뿐 아니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상금랭킹 15위 안병훈의 587만1643달러(82억원)보다도 18만7666달러 많았다. 이전까지 여자 상금왕은 미국 남자 대회의 30위권 밖이었다.
미국은 1개 대회 증가에 한국 일본은 1개씩 감소했다.
올해 LPGA투어의 주요한 일정 변화로는 봄의 아시안스윙 3개, 가을 아시안스윙이 4개로 복귀했다. 총상금 300만 달러의 FM챔피언십과 225만 달러의 포드챔피언십이 신설되면서 재정을 튼튼하게 했다. 디오임플란트LA오픈이 박세리 LA오픈으로 변경되어 열렸는데 한국 선수 이름이 새겨진 첫 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첫 메이저였던 셰브론챔피언십이 790만 달러로 무려 280만 달러가 증액된 것과 US여자오픈의 상금액이 1200만 달러로 100만 달러가 증가한 점을 비롯해 5대 메이저의 상금이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넬리 코다를 비롯한 미국 선수들의 활약에 후원사도 확대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31개 대회를 320억원 규모로 개최했다. 지난해보다 대회는 한 개 줄었으나 상금액은 3억원이 늘었다. 6개 대회에서 상금을 소폭 인상했고 10억원 이상의 대회가 20개나 됐다. 대회당 평균 10억원 시대를 열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윤이나가 삼다수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사진=KLPGA]
투어에 복귀한 윤이나가 1승을 하면서 상금왕 등 3관왕을 차지했고 마다솜, 배소현, 박현경, 이예원이 시즌 3승씩을 거둔 한 해였다. 김재희, 유현조, 김민별 등 6명이 생애 첫승을 올리기도 했다. 다양한 선수들이 활약하는 국내 투어지만 해외 투어 진출에 대해 소극적인 점은 아쉬웠다.
국내외 경제 상황의 어려움이 골프 투어 살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시즌 개막전으로 제주도에서 열리던 롯데렌터카여자오픈이 중단됐다. 총상금 17억원의 최대 상금이 걸렸던 메이저 대회 한화클래식이 내년부터 열리지 않는 점은 아쉽다. 기업의 후원은 대회 개최 뿐만 아니라 선수의 육성과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본여자프로(JLPGA)투어는 한국보다 더 우울했다. 올해 37개의 대회가 43억3천만 엔(404억원) 규모로 열렸다. 지난해까지 열리던 라쿠텐슈퍼레이디스가 중단되면서 총상금도 1억엔(9억3천만원)이 고스란히 빠졌다. 37개의 대회 중에 상금을 증액한 대회는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놀랍고, 경제가 어려워도 묵묵하게 유지한다는 사실은 더 놀랍다.
다케다 리오 야마시타 미유가 내년 미국 진출을 선언하자 일본협회가 홈페이지에서 이를 알렸다.[사진=JLPGA]
JLPGA 대회수는 세계 여자투어 중에 가장 많으나 상금액이 늘지 않고 침체됐다는 사실이 선수들을 분발하게 했다. 수년 전부터 LPGA투어의 문을 두드리는 선수들이 늘어났고 JLPGA 협회도 해외로의 진출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해외 대회 출전 성과를 국내 대회보다 높게 두는 것도 이 분위기를 방증한다.
다음 주에는 6일부터 미국 엘라배마 모빌에서 LPGA 내년 시즌 퀄리파잉(Q)시리즈 최종전이 열린다. 한국에서는 윤이나가 출전하며 일본 선수들은 세계 랭킹 높은 예닐곱 명 이상 신청했다. 5라운드를 거쳐 상위 25명에게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을 부여한다. 아메리칸드림에 도전하는 아시아 선수들의 열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