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정은 지난해를 끝으로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무적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테일러메이드 모자를 쓰고 우승했지만 개인적으로 구매한 것이다.[사진 LPGA 홈페이지]
22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프래트빌의 로버트트렌트존스 골프트래일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최종 라운드.
5년 2개월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허미정(25)의 모자에서 '테일러메이드'라는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프로 골퍼들의 모자 앞면은 메인 스폰서를 위한 자리다. 그러나 허미정은 테일러메이드와는 아무 인연이 없다. 프로 전향 직후 한 국내 브랜드로부터 줄곧 후원을 받았지만 지난 해를 끝으로 후원이 끊겼다. 올 시즌에는 메인 스폰서는 물론 서브 스폰서도 없는 '완전 무적 선수'로 투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허미정은 "지난 몇 년간 성적이 부진하다보니 어디서도 관심을 보이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프로 골퍼에게 스폰서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선수들에게는 스폰서로부터 받는 몸값이 그들의 가치가 되고 자존심이 된다. 허미정은 "스폰서가 없다는 사실에 기운이 빠졌다. 엄청난 투어 경비까지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로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허미정은 올 시즌 내내 테일러메이드의 모자를 썼다. 골프웨어도(아디다스골프)도 사서 입었다. 허미정은 "스폰서가 없는 선수들은 로고 없는 빈 모자를 쓰지만 난 그게 서글펐다. 그래서 모자를 사서 썼다"고 말했다.
허미정은 이번 우승으로 스폰서가 생기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최근 3개 대회에서 공동 9위(포틀랜드 클래식)-공동 3위(에비앙 챔피언십)-우승을 하면서 상금랭킹 26위(46만6484달러)까지 올랐지만 마음 한켠이 허전하다고 했다. 허미정은 "이제 우승을 했으니 관심을 가져주는 곳이 생기면 좋겠다. 좋은 스폰서를 만나면 더 힘을 내 투어 활동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