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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골프 높아지는 올림픽 커트라인

성호준 기자2016.03.22 오후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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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김세영과 장하나.

한국 여자골프의 리우 올림픽 커트라인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올림픽은 여러 나라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게 하려고 국가 쿼터제를 적용한다. 골프는 한 나라에서 최대 4명까지, 세계랭킹 기준으로 참가한다.

한국은 여자 골프의 슈퍼 파워다. 뛰어난 선수가 많아 올림픽 대표가 되려면 세계랭킹이 매우 높아야 한다. 1년 전 한국 여자 선수의 커트라인은 세계랭킹 10위였다. 지난해 여름 9위, 가을 들어 8위가 됐는데 올해 들어 7위까지 올라갔다. 올림픽을 앞두고 과열된 선수들의 경쟁으로 볼 때 앞으로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22일 현재 세계랭킹 2위 박인비와 5위 김세영, 6위 장하나, 7위 양희영이 커트라인에 들어있다. 이 자리를 노리는 선수들도 막강하다. 전인지가 랭킹 9위, 유소연이 11위, 김효주가 12위, 이보미가 15위, 최나연이 20위다.

랭킹은 매주 요동친다. 21일(한국시간) 김세영이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7위에서 5위로 상승, 한국 선수 중 넘버 4에서 넘버 2로 올랐다. 거의 매주 커트라인에 들어가는 선수와 빠지는 선수가 나와 선수들은 올림픽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한 선수는 “112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에 가는 것 자체도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 선수 중 최상위 4명의 엘리트에 포함되느냐 아니냐는 자존심과도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개막전에서 우승하면서 랭킹 7위로 커트라인에 들었다가 현재는 12위로 처진 상태다. 그는 20일 골프 매체인 마니아 리포트에 “올림픽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겠다”고 했다. 올림픽에 가고 싶지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 보니 스트레스가 커 성적이 나빠졌다는 거다. 김효주는 “일단 투어에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내다보면 올림픽 출전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쯤으로 여기겠다”고 했다.

전인지-장하나의 싱가폴 공항 에스컬레이터 사고 파문이 커진 것도 올림픽과 관계가 있다. 전인지는 올림픽 때문에 미국 투어를 택했다. 한국 선수들 중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LPGA 투어가 아니면 올림픽 대표팀에 들어갈 정도의 충분한 랭킹 점수를 딸 수 없기 때문이다.

LPGA 투어로 진출해 시즌 두 개 대회에서 3위, 2위를 하면서 대표팀 커트라인에 들어갔던 전인지는 싱가포르에서 다쳐 경기에 참가하지 못해 랭킹이 9위로 내려갔다. 허리가 아파 25일 개막하는 기아 클래식에도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랭킹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부상 여파로 올림픽에 가지 못한다면 억울할 만하다. 반면 장하나는 전인지가 다친 싱가폴에서 우승하면서 커트라인 안으로 진입했다.

랭킹 2위로 한국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인비는 태극마크를 거의 확보했다. 개막전 부상으로 기권한 뒤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슬럼프가 장기화 되지 않는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하나와 김세영은 상승세다. 상금랭킹 1, 2위를 달리고 있다.

골프계에서는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쟁쟁한 선수들이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희영, 전인지, 유소연, 김효주, 이보미, 최나연 등이다.

한국이나 일본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올림픽 대표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지난해 호쾌한 장타로 투어를 지배하며 스타덤에 올랐던 박성현은 현재 3개 대회 연속 LPGA 투어에 참가하고 있는데 거기서 우승해 LPGA 투어로 적을 옮기지 않는다면 태극마크는 쉽지 않다.

지난해 일본에서 7승을 거둔 이보미도 마찬가지다. 이보미는 세계랭킹 점수를 따기 위해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 적극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계랭킹은 최근 104주(2년) 동안의 성적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최근 13주 기록은 점수가 온전히 보전되며 그 이전 대회 기록은 오래될수록 비중이 줄어든다. 일반 대회는 출전 선수 수준에 따라, 메이저대회는 이보다 큰 고정점수가 주어진다.

올림픽 참가자는 7월 11일자 랭킹으로 결정된다. 선수들에게는 피말리는 레이스가 될 전망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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