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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동생 돌아가 허전한 마음, 굳은 각오로 채워"

김두용 기자2016.02.03 오후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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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은 동생과 다시 떨어지게 됐지만 혼자 투어 생활하는데 익숙하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동생과 다시 떨어져 혼자가 된 박희영(29·하나금융그룹)은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마음은 허전하지만 의욕은 어느 때보다 충만하다.

박희영은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손목 통증 탓에 고생했던 박희영은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고, 상금순위 52위(34만7523달러)에 머물렀다. 우승은 없었고, 28개 대회에서 컷 탈락이 10차례나 됐다. 톱10은 3번 들었다. 박희영은 “손목 통증 때문에 약을 계속 먹어야 했다. 약 기운 때문인지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물리치료와 재활 덕분에 올해는 손목 통증 없이 시즌에 돌입했다. 박희영은 “이제 염증이 사라졌고, 통증도 거의 없다. 전혀 다른 느낌으로 시즌을 맞았다”라고 기뻐했다. 개막전인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그는 공동 13위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통증 없이 대회를 마친 데다 샷 거리가 늘어난 것을 확인하는 등 수확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드라이브 샷 거리가 249.59야드에 불과했는데 바하마 클래식에서는 273.88야드를 찍었다. 바람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지만 실제로 샷 거리가 늘어난 효과도 봤다.

박희영은 “킥복싱을 배우는 등 체력 훈련을 열심히 했다. 샷 거리가 20야드 가까이 증가한 것 같다”고 반겼다.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늘어났다. 그는 “거리 증대로 골프가 달라졌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쉽게 그린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경쟁력이 더 생긴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바하마 클래식에서 거리 증대 효과는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 박희영은 우승자인 김효주(24개)보다 많은 25개의 버디를 낚았고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가장 큰 변화는 동생과 떨어져 다시 혼자 투어 생활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LPGA 투어를 함께 누볐던 동생 박주영(25)은 시드 유지에 실패, 한국으로 돌아갔다. 박희영-주영 자매의 LPGA 투어 생활은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박희영은 “허전한 마음이 있지만 오랫동안 혼자 투어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외롭진 않다”고 했다.

다시 혼자가 돼 좋은 점도 있다. 언니로서 늘 보살피고 챙겨야 할 대상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박희영은 “지난해는 함께 투어를 뛰다 보니 서로 걱정하고 배려하는 게 있었다. 한 명은 잘 치고 한 명이 못 치면 신경이 쓰였고, 투어에 집중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서로 의지가 되기도 했지만 심적으로는 마냥 편한 게 아니었다. 지난해 이들 자매는 모두 11개 대회를 함께 뛰었지만 동반 컷 통과는 마이어 클래식 1번에 불과했다.

박희영은 한국으로 돌아간 동생의 재도전을 응원할 예정이다. 그는 “LPGA 투어 Q스쿨 파이널을 볼 수 있었는데 동생은 한국행을 택했다. 한국에서 자신감을 찾은 뒤 다시 미국으로 온다면 그땐 반드시 성공할 거라 생각한다”며 “언어와 문화에 대한 적응력도 빨랐다. 제가 3년 만에 익힌 영어를 주영이는 1년 만에 소화하는 등 기특한 면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은 한국여자프로골프 Q스쿨을 2위로 당당히 통과하며 시드를 따내기도 했다.

한편 박희영은 코츠 챔피언십 1라운드를 티파니 조, 다니엘라 라코벨리(이상 미국)와 함께 4일 오전 1시45분부터 출발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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