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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배 수양 최운정, "명예의 전당이 목표"

김두용 기자2015.12.18 오전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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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정은 한국에 오면 절에서 스님과 함께 명상을 통해 머리를 비우고 새 시즌을 위한 마음을 다진다. [최운정 페이스북]

‘오렌지 걸’ 최운정이 3박4일 템플스테이를 통해 힐링을 마치고 내년 시즌 목표를 세웠다.

최운정은 지난 13~16일 3박4일 일정으로 경북 의성의 대곡사를 다녀왔다. 중학교 때부터 절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최운정은 명상을 통해 내년 시즌을 위한 마음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최운정은 이틀 동안 3000배를 하는 공을 들이기도 했다. 3000배는 웬만한 끈기 없이는 불가능한 수양이다. 최운정은 “이틀을 꼬박 절을 하면서 3000배를 채웠다. 절을 하면서 머리를 비웠고, 또 새로운 목표에 대한 밑그림도 명확히 그려졌다”라고 말했다.

최운정은 올 시즌 156전157기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에 성공했다. 더 큰 목표를 세운 그는 “내년에는 3승을 하고 싶다. 명예의 전당 가입이라는 골프 인생의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의 첫 단추가 늦었지만 최운정은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27점을 채워야 하는 LPGA 투어 명예의 전당까지 갈 길이 너무나도 멀지만 최운정은 ‘마라톤’을 누구보다 잘 하는 선수다. 올 시즌 첫 우승을 했던 대회가 마라톤 클래식이기도 했다.

최운정은 올 시즌 31경기 전 경기를 소화했다. 31경기 출전 릴레이를 이어간 선수는 최운정이 유일하다. 2012, 2013년에도 전 경기 출전을 이어갔던 최운정은 지난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딱 1경기를 건너뛰었다. 그 당시에도 본인보다는 가족과 주위의 만류로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 그는 “특별히 아프지 않았는데 주위에서 이번에는 한 번 쉬어가자는 의견이 많아서 출전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즌 최종전인 CME 투어 챔피언십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며 “하지만 미국에서 TV로 대회를 보는데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대회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회를 충분히 뛸 수 있는 몸상태였는데도 TV로 봐야했던 당시 상황이 싫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마라톤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지구력’을 으뜸으로 꼽았다. 체력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지만 다른 선수보다 지구력이 좋아 LPGA 투어의 장기 레이스를 잘 소화하고 있다고 한다. 2009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최운정은 이미 7년간 세계를 돌며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힘든 점은 없다고 했다. 그는 “긴 이동거리와 시차, 낯선 환경 적응 등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짐을 싸고 푸는 게 가장 힘들다. 오버 차지 비용 때문에 어떻게 하면 짐 무게를 줄일까 고민하는 게 어렵다”고 고백했다.

올 시즌 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 4번을 기록한 최운정은 지난해보다 후한 점수를 줬다. 사실 우승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톱10 11번으로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한 지난해 성적이 더 나았다. 그는 “지난해는 80점을 줬는데 올해는 85점을 주고 싶다. 아무래도 그 동안 우승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 목표를 이룬 시즌이다. 전체적인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우승 욕심이 너무 많아서 제 경기를 하지 못하는 대회가 많았다”라고 자평했다.

최운정은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볼빅과도 기분 좋게 2년 계약을 연장했다. 한국 수산물 홍보대사, 수서경찰서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그는 “외국 선수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고 우리의 좋은 음식을 소개하는 것들이 너무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 같다. 적극적으로 우리 수산물을 알리고 싶다”라고 했다.

한국 일정을 마친 최운정은 18일 가벼운 발걸음으로 미국 집이 있는 플로리다주 잭슨빌로 향했다. 김과 미역, 다시마 등의 수산물을 좋아하는 최운정은 다음 시즌 내내 품질 좋은 수산물들을 공급 받는다. 해양수산부에서 김과 미역 등의 수산물을 아낌없이 보내주기로 해 최운정은 든든한 밥심으로 내년 투어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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