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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스쿨 22번 나간 기면증 여인

성호준 기자2015.12.14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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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레이는 주기적, 또 발작적으로 잠이 드는 기면증이 있다.

골프 투어의 출전권을 놓고 경기하는 테스트 대회인 Q스쿨은 지옥의 문이라고 한다. LPGA 투어 Q스쿨에 22번 참가한 선수가 있다. 46세의 니콜 저레이로 뉴욕타임즈가 최근 소개했다.

저레이는 1995년과 2005년을 제외하고 1993년부터 매년 Q스쿨을 치렀다. 지옥의 문에서 7번 합격했고, 8번 조건부로 통과했으며, 7번 불합격했다. 올해 Q스쿨에서는 이븐파 공동 36위로 조건부 시드를 땄다. 마지막 네 홀 연속 보기를 한 것이 아쉬웠다.

저레이는 “작년엔 완전히 떨어졌는데 올해는 그나마 성적이 좋아져 다행”이라며 “내년 참가할 수 있는 대회에 최대한 참가하겠다”고 뉴욕타임즈에 말했다. 올해 대회에는 그가 LPGA 루키이던 1994년엔 태어나지도 않은 선수가 21명 나왔다.

저레이는 시카고 인근 블루칼라 동네에서 홀어머니와 함께 자랐다. 어릴 적 동네 골프장에서 캐디 겸 선수를 했다. 아마추어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1994년 LPGA에 올라간 이후 성적이 잘 안 났다. 그가 23년 동안 LPGA투어에서 번 돈은 총 25만6000달러(약 3억원)에 불과하다. 톱 10에 든 대회는 단 한 번 뿐이다.

96년엔 주기적, 또 발작적으로 잠이 드는 기면증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기면증은 1500명에 한 명꼴로 나오는 질병이다. 성인이 되어 증세가 나타난다고 한다.

대회를 치르려면 5시간 동안 깨어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고 한다. 경기 중 퍼어웨이나 그린 주위에서 잠이 드는 일이 종종 있었다. 현재 약물로 치료하긴 했지만 예전에는 운전이 악몽이었다. 운전 중 잠이 들었다가 사고가 날 뻔 한 일이 여러번이었고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오인되어 체포된 일도 최소한 다섯 번이었다고 했다.

또한 너무 흥분하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등 다른 증세도 있다. 그의 남자 친구인 조디 키퍼스는 “버디에 너무 기뻐하거나 보기에 화를 내다가 잠이 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저레이는 시메트라 투어(2부 투어)에서 최고령 선수로 뛰었다. 그가 올해 최연소 선수로 나간 경기도 있다. 11월 레전드 투어(여자 시니어 투어)에 만 45세가 되어 참가할 수 있었고 공동 2위로 1만8000달러를 받았다.

역대 받아 본 최대 상금이었다. 줄리 잉크스터, 팻 허스트 등을 그가 제쳤다. 올해 내내 2부 투어 21경기에 나가 번 돈에 576달러가 모자라는 금액이었다.

그는 기면증 알리기를 위해 버디나 이글을 하면 성금을 낸다. 이제까지 1만6000달러를 모았다. 저레이는 “이전까지 나의 목표는 18홀 라운드를 하는 동안 내내 깨어 있는 것이었다. 이제 다른 환자들도 정상적인 삶을 살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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