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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자 골프의 무서운 성장

이지연 기자2015.12.09 오전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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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막을 내린 Q스쿨에서 수석 합격한 펑시민. 골프의 올림픽 채택과 함께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골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선수다.[사진 LPGA]

중국 여자 골프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7일(한국시간) 미국 데이토나비치 LPGA 인터내셔널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 중국의 펑시민은 18언더파로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펑시민은 지난 해 Q스쿨에서 공동 6위에 올라 풀 시드를 얻었지만 올 시즌 19개 대회에서 12번 컷 탈락하는 등 상금랭킹 135위로 시드를 잃었다. 그러나 이번 Q스쿨에서는 첫 날부터 선두를 달린 끝에 와이어 투 와이어로 Q스쿨 1위를 차지했다. 그가 기록한 18언더파는 지난 2004년 5라운드 Q스쿨 제도가 도입된 뒤 세 번째로 낮은 스코어다.

펑시민은 열살 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데이비드 레드베터 스쿨에서 10년 동안 실력을 닦았다. 17살 때 우한 오리엔트 마스터스 챌린지에서 우승해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 투어 최연소 우승이자 첫 아마추어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 주니어와 대학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이번 Q스쿨에는 양진(중국)도 4언더파 공동 19위에 오른 뒤 백 카운드 방식에 따라 시드 순위 20번으로 풀 시드를 획득했다. 펑시민과 양진의 가세로 내년 시즌 LPGA 투어에서 활동할 중국 선수는 펑샨샨, 린시위까지 모두 4명으로 늘어났다.

중국 골프의 역사는 불과 30년 정도에 불과하다. 1985년 중국골프협회(CGA)가 창설됐는데 1994년에야 첫 프로 테스트를 열렸다. CGA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사단법인이 아니라 국가가 운영하는 단체다.
중국 남자 골프는 장리안웨이나 양웬총 같은 걸출한 남자 스타가 나온 반면 여자 골프는 2000년대 후반에야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중국 여자 골프의 선구자는 펑샨샨이다. 광저우 출신의 펑샨샨은 광저우 골프협회에서 근무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국가대표를 거쳤고,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4승을 거뒀다. 2012년에는 메이저 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중국인 최초의 메이저 우승자가 됐다.

중국 골프는 2009년 코펜하겐 IOC 총회에서 골프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본격적인 붐이 일기 시작했다. 국가 산하 기관인 CGA 주도로 골프장, 아카데미가 늘어나고 유망주 육성이 전략적으로 이뤄지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C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서보미는 "불과 10년 전인 지난 2006년 한국과 중국이 공동 주최한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때만 해도 중국 선수들은 아마추어 같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잘 치는 선수들이 많아졌고 투어 규모도 해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여자 투어의 총 상금은 2~3억원, 대회는 연간 20개 정도가 된다.

유망주 육성을 위해 세계적인 지도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중국 골프계는 지난 7월 LPGA 투어에서 활동했던 박희정을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코치로 선임했다. 박희정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2016년까지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을 이끌게 된다. 박희정은 "탁구, 육상 등 다른 종목처럼 골프 종목도 올림픽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날이 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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