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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 카드' 백규정, 이미림, "상대가 비장해 나도 긴장"

이지연 기자2015.11.28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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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승리하면서 LPGA 팀의 필승 카드로 떠오른 백규정(왼쪽)과 이미림. 이들은 "즐기러 왔지만 KLPGA 선수들이 너무 비장해 긴장 모드가 됐다. 그래서 성적이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KLPGA 제공]

ING 생명 챔피언스 트로피 2015 둘째 날 경기를 앞둔 28일 오전.

이미림과 백규정은 오전 4시가 조금 넘은 시간 눈을 떴다. 지난 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이들은 시차 적응이 안 돼 밤잠을 설쳤다. 백규정은 "잠이 안 와 트레이닝장에 갔더니 (이)미림이 언니가 와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림과 백규정은 몇 시간 뒤 다시 만났다. 이 날 열린 포섬(두 선수가 1개의 볼을 번갈아 치는 방식) 경기에서 한 조로 경기했다. 그리고 밤잠을 설친 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미림과 백규정은 1,2번홀을 연속으로 따낸 뒤 안신애-박결 조를 일방적으로 몰아부쳤다. 9번 홀까지 무려 6홀 차로 앞서 나갔다.

승기를 잡은 이미림과 백규정은 11번홀과 13번홀을 내주면서 4홀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14번홀을 파로 비긴 뒤 15번홀(파4) 버디로 5홀 차 승리를 확정지었다.

포섬 경기는 포볼(두 선수가 각자의 볼을 친 뒤 더 나은 스코어 채택)에 비해 전략이 중요하다. 1개의 볼을 번갈아 치기 때문에 어떤 선수가 먼저 치고, 어떤 선수가 마무리를 하느냐에 따라 경기 내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미림은 "나는 샷감이 좋은 편이고, 규정이는 퍼트감이 좋아 내가 먼저, 규정이가 나중에 치기로 했다. 예상대로 딱딱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백규정과 이미림은 LPGA 팀의 필승 카드였다. 백규정은 첫날 포볼 경기에서 김효주와, 이미림은 이미향과 조를 이뤄 승점을 올렸다. 이날도 승리하면서 LPGA 팀이 KLPGA 팀을 7.5대 4.5로 리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백규정은 "정규 대회가 아닌 이벤트 대회이기 때문에 즐기는 마음으로 나왔다. 하지만 KLPGA 선수들이 너무 비장해 긴장 모드가 됐다. 그래서 성적이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백규정은 최종일 싱글 매치에서 세 번째 주자로 나서 KLPGA 팀 주장 김보경, 이미림은 여섯 번째 주자로 나서 장타자 김민선과 대결한다. LPGA 팀 주장 박인비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앞 쪽에 배치했다. 우승까지 필요한 점수는 5점이다. 이들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부산=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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