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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카트 길 행운, 루이스 3퍼트 불운

김두용 기자2015.11.01 오후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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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베이 최종 라운드 13번 홀에서 김세영의 카트 길 행운에 이은 버디가 스테이시 루이스를 크게 흔들었다. 결국 루이스는 올 시즌에만 6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또다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만 6번째 준우승이다.

루이스는 1일 중국 하이난섬 지안 레이크 블루 베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블루 베이 LPGA 최종 라운드에서 김세영에 1타 차 뒤진 1언더파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가장 어렵게 플레이 된 코스에서 루이스는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였다. 코스를 잘 공략했지만 루이스이기에 실망스러운 준우승이었다.

지난해 올해의 선수, 상금왕, 최저타수상 3관왕에 올랐던 루이스는 이날 침착하게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선두에 1타 차 뒤진 1오버파로 출발한 루이스는 1, 2번 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 11번 홀까지 버디 4개, 보기 1개를 뽑아내며 2타 차 선두로 달아날 때만 해도 준우승 징크스를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예보와는 달리 잔잔했던 바람도 상대적으로 탄도 높은 샷을 구사하는 루이스를 도와주는 듯했다. 11번 홀(파3) 티샷은 핀 1m 옆에 붙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12번 홀(파4)에서 세컨드 샷이 볼록 솟은 그린의 언덕 뒤로 넘어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루이스는 2.5m 까다로운 파 세이브까지 잘했다. 희망이 보였다. 그렇지만 13번 홀에서 흐름이 완전히 틀어졌다. 2타 차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던 루이스는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렸다. 버디 퍼트가 짧았지만 파 퍼트가 길지 않게 남았다. 12번 홀보다 짧았지만 2m가 채 되지 않았던 파 퍼트를 놓치면서 3퍼트 보기를 적었다.

이 홀에서 루이스는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김세영에게 티샷이 카트 도로를 맞고 50야드 이상 더 날아가는 행운이 따랐기 때문이다. 드라이브 샷이 길지 않은 루이스는 카트 길을 넘기지 못하고 130야드를 남겨두고 왼쪽 러프에서 세컨드 샷을 해야 했다. 루이스의 세컨드 샷은 이번에는 그린 언덕을 넘기지 못했다. 언덕을 넘겨 10m 이상 거리에서 퍼트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반면 김세영은 395야드 길이의 홀에서 카트 길을 맞는 행운으로 티샷이 무려 330야드 정도 나갔다. 김세영은 오르막 그린 앞의 벙커 뒤쪽에서 웨지를 잡고 가볍게 세컨드 샷을 해 핀 2m 거리에 붙였다.

루이스가 먼저 버디 퍼트를 했는데 짧았다. 김세영의 버디 퍼트 거리와 비슷한 지점까지 굴러갔다. 김세영이 먼저 버디 퍼트를 했고, 성공하면서 1타 차로 압박했다. 루이스의 파 퍼트는 홀컵을 돌고 나왔다. 순식간에 2타 차가 동타가 됐다. 중요한 순간에서 행운의 여신이 김세영 쪽으로 기울자 루이스는 기분이 더 나빴는지 모른다. 그래서 루이스는 이후 퍼트가 잘 들어가지 않았다. 준우승 징크스에 대한 부담이 크고, 다혈질인 루이스에게 13번 홀 상황은 또 다시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루이스는 15번 홀 4m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컵을 스치고 나왔고, 17번 홀에서는 손쉽게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던 1.2m 버디 퍼트도 놓쳤다. 결국 마지막 홀의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한 루이스는 김세영과 가볍게 포옹하며 쓸쓸하게 돌아섰다.

김세영과 루이스는 시즌 첫 메이저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챔피언 조로 함께 플레이 했다. 당시에는 김세영이 우승 경쟁에서 먼저 떨어져 나갔지만 연장전에서 브리타니 린시컴에게 진 루이스도 희생양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루이스는 ANA 인스퍼레이션 못지않은 절망감과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는 올해 혼다 타일랜드의 양희영을 시작해서 한국계 선수와의 우승 경쟁에서 번번이 무너졌다. 이번에는 김세영의 벽을 넘지 못했고, 루이스는 올해 우승없이 2위 6번, 3위 3번을 기록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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