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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마법 같은 칩샷의 비결은?

김두용 기자2015.11.02 오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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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은 매번 우승할 때마다 마법 같은 샷으로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골프파일]

김세영의 우승 드라마는 매번 극적이다. 마법 같은 샷으로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기 때문에 팬들의 환호성은 더욱 커졌고, '역전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김세영은 1일 끝난 블루 베이 LPGA 최종 라운드에서도 팬들의 엉덩이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최종 라운드 10번 홀. 김세영의 세컨드 샷이 그린 좌측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선두를 달렸던 스테이시 루이스와 2타 차로 벌어질 위기였다. 벌타를 받고 핀 10m 거리의 러프에서 드롭을 하고 네 번째 샷을 했는데 또다시 마법이 일어났다. 클럽을 맞고 떠난 볼은 거짓말처럼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세영은 내리막이라 샷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파4 10번 홀은 평균 4.6타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렵게 플레이되는 홀이었다. 사실 보기만 해도 나쁘지 않았음에도 김세영은 극적인 파세이브로 우승 경쟁자들에게 강력한 훅을 날린 셈이다. 극적인 파세이브가 우승의 디딤돌이 됐다.

앞선 두 차례 우승 때도 10번 홀과 같은 극적인 샷이 나왔다.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는 볼이 덤불에 빠진 위기에서 환상적인 로브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롯데 챔피언십 최종일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7m 거리에서 어려운 칩샷을 홀컵에 그대로 넣는 파 세이브로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갔다.

김세영의 마법 같은 칩샷 비결은 집중력 있는 훈련과 공격 성향의 결과물이다. 대회장에 도착하면 김세영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이 바로 쇼트 게임 연습장이다. 특히 김세영은 이른 새벽에 아무도 없는 연습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1~2시간 집중해서 칩샷 연습을 한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김세영은 그린 밖 러프에서 홀컵으로 바로 넣는 연습도 많이 한다고 한다.

칩샷을 홀컵에 그대로 넣는 ‘홈런’이 나오려면 연습 때처럼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져야 한다. 야구에서도 장타자들이 자신의 스윙을 했을 때 홈런이 많이 나온다. 김세영도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연습한 대로 자신의 스윙을 정확히 하는 능력이 빼어나다. 우승 경쟁으로 부담감이 가중된 상황에서 자신의 스윙으로 칩샷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프로는 얼마 되지 않는다. ‘쇼트게임은 평생 숙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김세영은 감각도 뛰어나지만 꾸준한 연습이 더해지면서 기적을 부르는 샷을 만들어내고 있다. 벙커샷도 자신의 스윙으로 임팩트에 이은 팔로스로까지 부드럽게 이어져야만 핀 가까이에 붙여 파 세이브가 수월해진다. 김세영은 올 시즌 샌드 세이브율도 56.63%로 5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도 어릴 때부터 손목이 시큰거릴 정도로 엄청난 벙커샷 연습량을 가져왔기 때문에 벙커 탈출을 손쉽게 한다. ‘탱크’ 최경주도 벙커샷만 하루 종일 연습하고 매진한 덕분에 지금은 ‘벙커샷의 달인’이 될 수 있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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