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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앙 컷탈락 전인지 "LPGA 갈 준비 됐다"

성호준 기자2015.09.12 오전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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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손톱의 스마일. 어드레스할 때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고 한다. [성호준]

PGA 투어나 LPGA 투어 대회 연습장에서는 선수들이 드라이버를 칠 때 캐디가 뒤에서 공을 던져준다. 아이언샷은 그냥 옆에 쌓여 있는 공을 자신이 발과 웨지를 이용해 갖다 놓고 치는데 드라이버는 캐디가 준다. “그냥 치면 공에 풀 등이 묻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최나연은 설명했다.

노련한 선수일수록 폼이 난다. 캐디가 더 빠르게 던져주고 선수는 날렵하게 잡아 티에 올려 놓는다. 전인지도 에비앙 챔피언십을 앞두고 연습장에서 캐디에게서 공을 받았다. 능숙하지는 않았다.

캐디가 다가와서 공을 건네줄 때도 있었고 던져도 배구 세터가 토스하듯 살짝 던져줬다. 전인지는 아직도 캐디가 던져주는 공의 캐치볼에 어색한 모양새다. 그러나 전인지는 이제 공을 받기 시작했다. 캐디는 점점 더 구속을 올리고 있다.

전인지는 지난 11일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컷탈락했다. 첫날 8오버파를 친 것이 뼈아팠다. 첫 홀에서 버디 퍼트가 돌아나오고 두 번째 홀에도 그랬다. 세 번째 홀에서는 파 퍼트가 돌아나왔다. 1.5m에서 4퍼트를 하기도 했다.

둘째날에서는 첫 두 홀을 버디를 잡으면서 치고 나갔지만 6번 홀에서 페어웨이를 놓친 후 3퍼트를 하면서 보기를 했고 결국 한 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7오버파로 컷라인인 5오버파에 2타가 모자랐다.

전인지는 올해 서서히 LPGA 투어의 맛을 봤다. 시즌 초반 JTBC 파운더스컵부터 기아 클래식, ANA인스피레이션에 참가했다. 모두 컷통과했다.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는 우승을 차지했고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도 참가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벼르고 왔다. 4개 투어 메이저 우승 기록도 의식을 했다. 국내 대회를 쉬고 일찌감치 현지에 와서 시차와 코스에 적응을 했다. 샷감은 US오픈 때보다 좋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컷탈락이었다.

가장 준비를 많이 하고 기대도 많이 한 대회에서 컷탈락한 것이다. 지난해 전인지는 이 대회에 나왔다. 당시 손을 다쳐 찢어졌는데 경기 중 실밥이 풀리는 바람에 제대로 그립을 잡지 못하고 스윙했는데도 컷은 무난히 통과했다. 그러나 몸 성히 온 올해 실망스러운 성적이 나왔다.

대회장에는 한국에서 전인지의 팬들 몇몇이 원정 응원 왔다.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도 전인지의 팬들이 따라가고 프랑스에도 오는 열혈팬들이 있다. 그들은 전인지가 컷탈락하자 매우 아쉬워했다.

그러나 오히려 전인지의 표정은 별로 어둡지 않았다. 사슴 같은 눈망울을 굴리며 전인지는 “성적은 가장 나빴지만 배운 것은 가장 많은 대회였다”고 말했다. “많은 준비를 하고 기대를 할수록 그만큼 잘 못되면 어떡하나 하는 부담과 불안감도 많아지고 실망도 커진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US오픈 우승으로 전인지는 내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뛰게 된다. 올해 LPGA 투어 일정은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과 11월 열리는 최종전 CME 타이틀 홀더스다. 전인지는 “12월말 미국으로 가서 본격적으로 투어 적응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코치인 박원 골프 아카데미 원장은 “준비는 다 됐다. 멘탈은 정상급이며 퍼트와 쇼트게임도 투어에서 충분히 통할 수준이다. 목이 아파서 그 동안 공을 때리지 못했는데 거의 회복됐다. 필요하면 가끔 공을 때린다. 투온이 가능한 파 5인 9번 홀에서 드라이버를 때리니까 장타자이자 동반자인 브리타니 린시컴과 큰 차이가 나지 않더라”고 말했다.

전인지는 올해 메이저 우승자로서 3라운드 후 열리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에 참가할 계획이었으나 하루 더 지나고 오면 비행편이 없어 주최 측에 영상메시지를 전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LPGA 투어에는 김효주, 김세영, 장하나, 백규정 등 주니어시절부터 함께 겨룬 친구들이 있다. 전인지는 선수들이 만드는 미디어인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나도 들어간다(I’m in)”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에비앙=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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