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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캐나다 오픈 연장 끝 우승 '트리플3'

김두용 기자2015.08.24 오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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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가 캐나다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리디아 고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연장 끝에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밴쿠버 골프장에서 열린 캐나다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리디아 고는 버디 1개, 보기 1개를 적으며 12언더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최종일 5타를 줄인 루이스와 연장 승부를 벌였다.

18번 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티샷과 세컨드 샷 미스로 그린을 놓쳐 보기에 머문 루이스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루이스는 4m 거리의 파 퍼트가 짧았고, 결국 보기를 적었다.

세컨드 샷이 마지막 18번 홀과 같이 오른쪽으로 밀려 비슷한 지점에 떨어졌지만 리디아 고는 15m 이상 되는 첫 번째 퍼트를 핀 50cm 옆에 붙였다. 최종일 흔들렸던 리디아 고는 승부처에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등 가볍게 파 퍼트를 집어 넣어 이 대회 세 번째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또 리디아 고는 시즌 3승을 수확했고, 연장전 승부에서도 3전 전승을 챙겨 이 대회에서 '트리플 3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 통산 8승째다.

리디아 고는 3년 전 이 코스에서 '천재 골퍼'의 탄생을 알렸다. 15세4개월2일의 LPGA 투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3년 전과는 모든 게 달라졌지만 견고한 샷과 담대한 배짱만큼은 변함 없었다. 15세 소녀는 18세 대학생이 됐고, 손가락은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변해 있었다. 리디아 고는 스윙과 코치, 캐디는 물론이고 라식 수술로 뿔테 안경을 벗었고, 손가락도 매니큐어로 진하게 물들인 숙녀로 다시 돌아왔다.

전날 18번 홀에서 2m 파 퍼트를 놓쳐 46홀 연속 이어진 노보기 행진이 깨지긴 했지만 리디아 고는 대회 내내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닌 리다아 고는 3년 전처럼 놀라운 경기력은 아니지만 노련하게 잘 버티며 자신을 응원한 팬들에게 보답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3퍼트를 한 번도 하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리디아 고와 루이스는 3년 전 이 코스에서 챔피언 조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세계 톱랭커였던 루이스는 리디아 고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 강력한 언니들과 대결에서도 떨지 않았던 리디아 고는 최종일 5타를 줄이며 13언더파로 최종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루이스는 마지막 날 이븐파에 그쳐 공동 6위에 머물렀다.

리디아 고는 연장전에서 강한 면모도 이어갔다. 지난 4월 스윙잉 스커츠에서도 연장전 승부 끝에 모건 프레셀(미국)을 따돌리고 올해 첫 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로써 연장전 승부 3전 전승을 기록했다. 반면 루이스는 연장 승부에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올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브리타니 린스컴(미국)과 연장전에서 다 잡았던 우승컵을 뺏긴 바 있다. 역대 연장전 3전 전패를 당하며 고개를 떨꿨다. 루이스는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면서 올 시즌 네 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선두권 근처에 있던 선수들이 대부분 부진했지만 우승권과 멀어보였던 선수들이 치고 올라 왔다. 리디아 고가 흔들리며 주춤한 사이 올 시즌 첫 승을 노리는 루이스는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이면서 12언더파가 됐다. 15번 홀에서 보기로 상승세가 꺾이는 듯했지만 16, 17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다. 17번 홀(파4)에서 2.5m 버디로 기어코 공동선두를 만들어냈다.

디펜딩 챔피언 유소연의 추격도 매서웠다. 유소연은 13번 홀까지 버디만 5개를 낚으며 8언더파까지 뛰어 올랐다. 짧은 14번 홀(파4)에서는 티샷을 그린에 올렸고, 2m 이글 퍼트를 솎아내면서 10언더파까지 치고 올라왔다. 절정의 샷감을 보이고 있는 유소연은 17번 홀에서 또다시 버디를 낚으며 리디아 고를 1타 차까지 추격했다. 4언더파로 출발한 유소연은 이날 이글 1개, 버디 6개를 솎아내고 64타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을 작성했고,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도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김세영은 16, 17번 홀 연속 버디로 11언더파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18번 홀(파4)에서도 2m 버디 기회를 낚아 공동선두로 올라설 찬스가 있었다. 하지만 회심의 버디 퍼트가 슬라이스 라인을 타면서 살짝 흘러내려가 11언더파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재미동포 앨리슨 리가 10언더파로 캔디 쿵(대만)과 함께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8언더파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지난 주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했던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만 낚는 무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최종 4언더파 공동 23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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