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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사냥꾼' 박인비가 앞으로 도전할 기록들

김두용 기자2015.08.03 오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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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는 이제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 도전을 위한 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골프파일]

역대 일곱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메이저 사냥꾼’ 박인비가 앞으로 도전해야 할 기록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박인비는 3일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석권한 뒤 “목표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 (앞으로 목표에 대해)아직은 구체적으로 생각한 게 없다. 지금부터 찾아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을 충분히 만끽해야겠지만 앞으로 선수생활을 더 길게 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인비는 “전설적인 선수도 많고 바라보고 가야 할 선수도 많다.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했다.

메이저 7승을 챙긴 그는 LPGA 투어 메이저 최다승 부문에서 줄리 잉스터(미국), 캐리 웹(호주)과 함께 공동 7위에 올랐다. 역대로 박인비보다 많은 메이저 승수를 챙긴 전설은 6명 뿐이다. 3년간 메이저 6승 이상을 챙긴 건 미키 라이트(미국) 밖에 없다. 통산 메이저 13승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는 라이트는 1961~63년 무려 7승을 챙겼다. 또 라이트는 1958~1964년 7년간 무려 메이저 12승을 쓸어 담았다. 15승의 메이저 최다 우승자인 패티 버그(미국)는 3년간(1955~57년) 5승을 챙긴 게 최고 페이스였다.

메이저 최다승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하지만 ‘살아있는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기록에는 근접했다. LPGA 투어 통산 72승을 수확한 소렌스탐은 메이저 10승을 챙겼다. 베이브 자하리아스와 함께 메이저 승수 부문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소렌스탐이다. 박인비가 4승만 더 수확하면 소렌스탐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3년간 메이저 6승을 거둔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소렌스탐의 기록을 뛰어 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도 “지금 같은 무서운 속도라면 박인비가 메이저 10승 기록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소렌스탐과 가장 많이 비교된다. LPGA 투어 통산 16승을 수확하고 있는 박인비는 소렌스탐의 72승을 따라잡기에는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다. 하지만 박인비는 올해 여자 PGA 챔피언십 3연패를 달성하면서 소렌스탐이 가지고 있던 메이저 최다 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내년에는 최초로 메이저 4연패 기록에 도전장을 던지게 된다. 박인비는 “3번 연속은 해봤으니 이제 최초로 4번 연속 우승을 해보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박인비는 이미 2013년에 소렌스탐도 이루지 못한 메이저 3연승 대기록도 세웠다.

메이저 대회가 5개인 것도 박인비의 메이저 승수 추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9월 에비앙 챔피언십마저 석권한다면 최초로 5대 메이저를 모두 차지하는 '수퍼 그랜드슬램'도 작성하게 된다. ‘메이저 퀸’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기 때문에 중요한 대회에 더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다”며 메이저 대회에서 강한 이유를 설명했다. 16승에 메이저만 7승을 챙겨 메이저 우승 비율이 무려 44%에 달한다. 세계 남녀골프를 통틀어 최고 메이저 우승 비율이 가장 높은 선수다.

하지만 LPGA 투어 통산 승수 부문에서 16승의 박인비는 공동 34위에 자리하고 있다. 캐시 위트워스(미국)가 88승으로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라이트가 82승으로 2위, 소렌스탐이 72승으로 통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박인비의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입성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지난해 명예의 전당 입회 조건이 바뀌면서 '15승 이상 또는 메이저 2승을 거둔 선수' 중 투표를 통해 헌액 여부가 결정된다. 이미 기록적인 조건을 채운 박인비는 '40세 이상이거나 은퇴한 지 5년이 넘어야 한다'는 자격조건만 충족시키면 무난히 투표를 통과해 박세리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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