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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페이스, 메이저도 세계랭킹도 '한국천하'

김두용 기자2015.07.14 오전 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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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박인비(왼쪽)를 필두로 한국 자매들이 올 시즌 벌써 10승을 수확하고 있다. 전인지는 US여자오픈 첫 출전에 우승 쾌거를 이뤘다. [골프파일, 핑골프]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천하’가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는 물론이고 세계랭킹에서도 코리안 파워가 두드러진다.

한국 자매들은 역대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 17개 대회에서 벌써 10승을 챙겼다. 앞으로 남은 15개 대회에서 2승만 더 추가하면 2006년과 2009년 달성했던 한 시즌 한국 선수 최다승(11승) 기록을 뛰어 넘게 된다. 한국계 선수를 제외한 한국 국적 선수의 우승만 따진 수치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최다승 경신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3승을 챙긴 박인비를 필두로 김세영과 최나연이 2승씩 거뒀고, 전인지, 양희영, 김효주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주도권을 잡았던 한국은 첫 번째 메이저인 ANA 인스퍼레이션(브리타니 린시컴)과 기아 클래식(크리스티 커)에서 미국에게 우승컵을 내주며 잠시 주춤했다. 그리고 킹스밀 챔피언십(이민지)을 시작으로 숍라이트 클래식(안나 노르드크비스트)과 매뉴라이프 LPGA 클래식(수잔 페테르센)에서 3개 대회 연속으로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여름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다시 힘을 냈다. 두 번째 메이저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부터 아칸소 챔피언십, US여자오픈에서 박인비와 최나연, 전인지가 차례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메이저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두둑한 배짱이 빛났다. 올해 3개 메이저 대회에서 한국은 2승을 거뒀다.

2012년부터 최근 17개 메이저 대회에서 한국이 거둔 승수는 무려 10승에 달한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 우승 승률이 무려 59%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은 5승을 차지했다.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유선영을 시작으로 최나연(US여자오픈)과 신지애(브리티시 여자오픈)가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3년에는 박인비가 나비스코 챔피언십부터 메이저 3연승을 달성하며 코리안 파워를 주도했다. 지난해에도 박인비와 김효주가 LPGA 챔피언십,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퀸’이 됐다.

박인비는 올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통산 6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어 신예 전인지가 US여자오픈 첫 출전에 정상 등극이라는 ‘대형사고’를 치며 한국의 우승 퍼레이드 바통을 이어 받았다.

시즌 초반 주도권을 잡은 게 동반 상승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하나와 백규정은 “친구와 동료들이 우승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심리가 분명 있다. 동기부여가 되고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김세영도 “매 대회 한국 선수들이 상위권에 포진하면서 이번에도 우승을 할 거라는 기대감이 내재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도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해 국내 톱랭커들이 올해 대거 미국으로 건너왔고,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루키뿐 아니라 기존 선배들도 올림픽을 정조준하며 달려가고 있다.

세계랭킹순으로 최대 4명이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데 한국 선수간 치열한 티켓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랭킹 10위 안에 들고서도 올림픽 티켓을 획득하지 못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13일 발표된 세계랭킹 순위에서 10위 안에 무려 5명의 한국 선수들이 포진됐다. 박인비가 1위를 달리고 있고 김효주 4위, 유소연 6위, 양희영 9위, 전인지 10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뿐 아니라 12위 김세영, 15위 최나연, 16위 이미림도 얼마든지 올림픽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사정권이다.

세계랭킹 10위 안에 2명 이상의 선수를 배출하고 있는 건 한국 밖에 없다. 미국도 스테이시 루이스 혼자 3위에 포진돼 있다. 중국 탁구가 세계랭킹을 휩쓸 듯이 한국 자매들도 골프 최강국의 위상을 뽐내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미셸 위(17위)와 이민지(18위) 등의 교포들이 한국 선수들과 올림픽 출전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신예들이 세계무대에서 경험을 쌓는다면 한국 여자골프의 파워는 더 강해질 수도 있다. 한국의 에이스 박인비도 이런 말을 했다. “매년 투어에서 새로운 얼굴들을 만난다. 올해는 특히 많은 것 같다. 한국에서 좋은 실력을 가진 어린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또 이들은 LPGA 무대에서도 잘하고 있다. 새로운 세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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