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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골프에서 ‘골프’에 빠진 이소라 & 장성규

이지연 기자2017.05.10 오후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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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 슈퍼모델 이소라는 3년째 <JTBC골프매거진>의 안방마님을 맡고 있다.[사진 신중혁]

멋진 톱 슈퍼모델과 유머러스한 아나운서. 얼핏 보면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다. 그러나 이소라와 장성규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 JTBC골프에서 방송되는 의 더블 MC로 환상의 캐미를 보여주고 있다.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서는 여러 요소가 필요하지만 MC들의 호흡은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요소. 2014년 8월부터 매거진의 안방마님으로 활동 중인 이소라와 지난해 1월부터 남자 MC로 합류한 장성규는 매주 월요일은 물론 촬영장 밖에서도 친누나, 동생처럼 어울리는 가까운 관계다. 골프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촬영장이 아닌 곳에서도 ‘골프’라는 공통분모로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을 새가 없다. JTBC골프의 간판 MC인 두 사람이 같은 이름의 잡지인 의 복간을 기념하기 위해 화창한 봄날 의기투합했다.

Q : 오늘 촬영의 콘셉트는 의 두 MC를 모신 만큼 ‘JTBC골프에서 골프에 빠지다’였어요. 오늘 촬영 어땠나요?
이소라(이하 소라) : 장성규 아나운서와 함께여서 특별했죠. 장성규 아나운서가 모델 비율이잖아요. 키가 잘 맞으니까 제가 하이힐을 자신 있게 신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장성규(이하 성규) : 사실 소라 누나는 대한민국 슈퍼모델계의 산증인이시고, 급으로 따지면 챔피언이잖아요. 이런 분과 제가 함께 화보를 찍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영광이에요. 어제부터 설레서 잠을 못 잤거든요. 그랬더니 너무 피곤해요.(웃음)
소라 : 술 드신 거 아니에요? 저는 장성규 아나운서랑 함께 일을 하면 피곤하지가 않아요.
성규 : 저도 사실 하나도 안 피곤해요.(웃음)

Q : 장성규 아나운서는 MC를 맡은 지 1년 정도 됐는데 어떤가요?
성규 : 작년 1월부터 해서 1년 4개월이 지났죠. 매거진 덕분에 이소라라는 분을 알게 됐고요.
소라 : 그만해.(웃음)
성규 : 제가 MC를 맡고 3개월 뒤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거든요.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제가 과연 골프의 재미를 알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프로그램이 저한테 준 건 정말 다양한 의미가 있어요.
소라 : 대한민국 최고의 골프 스타들도 만났잖아요.
성규 : 그럼요. 박인비 선수, 유소연 선수, 왕정훈 선수, 허미정 선수. 또 공교롭게도 우리 방송에 나와 주신 분들은 다 우승을 하셨어요. 이게 진짜 기운이라는 게 무시 못하는 것 같아요. 소라 누나의 긍정적인 기운이 전달돼 나올 수 있었던 결과가 아닐까요.

Q : 이소라 씨는 3년 정도 안방마님을 맡고 있는데 이제는 매거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수식어가 된 것 같아요.
소라 : 일단 골프에 대해서 다양한 지식을 얻게 돼 정말 좋았어요. 사실 을 하기 전에는 골프에 대해서 막연히 알았던 것 같아요. 이젠 골프는 물론 선수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죠. 또 장성규 아나운서랑 매주 방송을 하는 게 부담스럽거나 힘든 일이 아니었어요. 지난번에는 장성규 아나운서가 한 주 없었는데 방송이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던지…. 다음 주에 만났을 때 진짜 너무 반갑더라고요. 기쁨을 주는 사람하고 함께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겁죠.
성규 : 신기하게 저랑 똑같이 느끼고 계시네요.
소라 : 그냥 편해요. 제가 장성규 아나운서한테 못되게 이야기할 때가 있는데 그런 것들도 유머로 정말 잘 받아줘요.
성규 : 저는 그냥 누나가 친누나 같아요. 너무 좋아요.

Q : 두 분이 생각하는 골프의 매력은?
성규 : 저는 어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골프가 만약 쉬웠다면 제가 1년 넘게 골프에 빠져 있었을까 싶어요. 잡힐 만하다 싶으면 저만치 가 있어요. 저하고 밀당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될까요. 그래서 제가 골프 생각을 늘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는 제 아내만큼 어려운 존재가 골프라고 생각해요.
소라 : 장성규 아나운서는 매주 스튜디오에 올 때마다 말이 달라져요. 한 주는 “저 이제 골프를 알 것 같아요” 이랬다가 그 다음 주에는 “저 안 돼요”라고 해요. 모든 골퍼들이 걸어가는 길을 지금 걷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성규 : 격주로 슬럼프가 와요.(웃음)
소라 : 골프 하시는 분들은 다 이해할 거예요. 저 같은 경우는 골프의 매력이 그냥 그 볼을 때리는 맛이라고 해야 할까. 필드에서 ‘땅’ 하고 날아갈 때 그 기분 있죠? 그것 때문에 골프를 하는 것 같아요.


"15년 정도 골프를 했는데 골프의 즐거움을 이제야 알았어요. 재작년에는 스위을 교정하느라 못 쳤고, 작년에는 다리가 아파서 못 쳤고.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최근에 '에라 모르겠다. 다 비워버리자'하니까 공이 오히려 잘 맞더라고요. 필드에서 '땅'하고 날아갈 때 그 기분 있죠? 그것 때문에 골프를 하는 것 같아요".

Q : 아마추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즐거움’이라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소라 : 15년 정도 골프를 했는데 제가 그걸 이제야 알았어요. 세월이 한참 흘러서 이제야…. 재작년에는 스윙을 교정하느라 못 쳤고, 작년에는 다리가 아파서 못 쳤고.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최근에 ‘에라 모르겠다. 다 비워버리자’ 하니까 오히려 잘 맞더라고요.
성규 : 저는 골프 프로그램 진행하기 전에 수많은 분들이 골프를 제안했지만 제가 할 수 없는 스포츠라고 생각해서 거절했거든요. 그런데 소라 누나가 골프를 하라고 계속 권했고, 골프 이야기를 하는 누나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그 행복감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골프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골프를 한 지 1년 정도 되다 보니까 너무 강박관념을 갖고 골프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좀 즐기면서 해야 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즐기지 못하고 사활을 걸고 치다보니까 피곤할 때가 많아요. 저도 하루빨리 누나처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Q : 을 진행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일을 꼽는다면?
소라 : 저는 역시 골프 스타들을 인터뷰할 때예요. 박인비, 유소연 선수랑 인터뷰를 해보니 그들이 왜 그 자리에 올라갔는지를 알 수 있겠더라고요. 박인비 선수가 한 말 중에 인상 깊었던 게 ‘연습할 시간이 너무 많다. 사실 우리는 연습할 시간밖에 없다’였는데 너무 놀랐어요. 많은 선수들이 ‘우리는 이동 시간이 너무 많아서 연습할 시간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박인비 선수를 보면서 ‘모든 게 내가 다 시간을 만들어서 해야 되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성규 : 저도 선수들과 가까이서 골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들의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던 게 가장 귀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어요. 저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의 다 혜민 스님 느낌이 있어요. 뭔가 득도한 듯한 느낌이에요. 선수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골프에 대한 애정이 더 생겼어요. 골프가 일단 매너 게임이잖아요. 제가 골프 덕분에 진짜 매너를 배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 가장 보람됐던 때는 언제인가요?
소라 : 저는 스튜디오에 나와서 인터뷰했던 선수들의 우승 소식을 방송에서 전하는 순간이에요. 정말 깜짝깜짝 놀라고, 신기할 정도예요. 본인들의 목표를 이야기하고 돌아가서 그 목표를 이룬 거잖아요. 그런 걸 보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자신의 입으로 선포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이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성규 : 맞아요. 유소연 선수가 저희 스튜디오에 나와서 메이저 대회 2승이 목표라고 말을 하고 돌아간 적이 있어요. 그리고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을 했는데 ‘정말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니까 하늘이 내린 우승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라 : 대한민국의 많은 골프 인들과 친해지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보람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를 ‘골프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인식해주시는 게 너무 좋아요.

Q : 혹시 방송을 하면서 아쉬움 같은 건 없었나요?
소라 : 물론 있죠. 제가 처음 MC를 시작했을 때 선수들과 필드에서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코너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아직 이루지 못했죠.
성규 : 선수들과 필드에 나가서 레슨 받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소라 : 좋죠. 매주 우리가 나가서 받는 거예요. 그런데 3년 동안 이뤄지지 않은 걸 보니까 이뤄지기는 힘들 것 같아요.(웃음)

Q : 두 분에게 골프란 무엇인가요?
소라 : 애증 관계. 골프는 시간이 진짜 필요한 거잖아요. 골프가 잘 안 될 땐 ‘골프에 이렇게 시간을 쏟을 시간에 다른 걸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러다가 조금만 잘되면 ‘이렇게 좋은 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성규 : 저는 골프가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운동인 것 같아요. 정말 다양한 감정을 선물해주더라고요. 30대 중반밖에 안 됐지만 가끔은 기계적으로 방송을 하는 것 같고, 삶이 조금 건조해지고 무뎌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골프는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삶에 다양한 감정을 선물해줘요. 골프를 하면서 ‘내가 아직 혈기 왕성하구나’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제가 어떤 종목에 6개월 이상 빠져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스포츠 이상의 친구인 것 같아요.


"스튜디오에 나와서 인터뷰했던 선수들의 우승 소식을 방송에서 전하는 순간만큼 보람된 순간은 없어요. 정말 깜짝깜짝 놀라고, 신기할 정도예요. 본인들의 목표를 이야기하고 돌아가서는 그 목표를 이룬 거잖아요. 그런걸 보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이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Q : 골퍼로서 개인적인 소망이 있으신가요?
소라 : 홀인원. 그보다 더 하고 싶은 건 알바트로스. 모든 골퍼들이 꿈꾸는 거잖아요. 알바트로스가 더 짜릿할 것 같아요.
성규 : 저는 이븐파를 한번 쳐보고 싶어요. 언더파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븐파 한번 기록해 보고 싶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소라 : 코스타리카 같은 남미 국가에서 라운드를 한번 해보는 것도 꿈이에요.
성규 : 저는 아르헨티나. 거기서 정말 팬티만 입고 쳐보고 싶어요. 팬티만 입고 넥타이 하나 딱 하고 18홀까지.(웃음) 덥잖아요. 그리고 언젠가 아내와 네 살짜리 아들이 골프를 배워서 셋이서 라운드를 나가는 거. 그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Q : 골프 방송 MC로서 앞으로 포부가 있으시다면?
소라 : 저는 골프를 진짜 하고 싶지만 환경상 할 수 없는 친구들이랑 자신의 골프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게 꿈이에요. 골프 꿈나무들이 자랄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성규 : 저는 수많은 골프 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MC가 되고 싶어요. 골프가 워낙 점잖은 운동이잖아요? 제가 민폐가 되는 건 아닐까 우려도 있는데, 가볍게 농담만 하는 게 아니라 골프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골프 인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모든 골퍼들과 친해지고 싶은 그런 목표가 있어요.(웃음)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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