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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 플레이어, 아들 손자와 소송전 '흑역사'

남화영 기자2022.12.23 오전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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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라는 별명의 골프 레전드 게리 플레이어.

‘흑기사’라는 별명의 골프 레전드 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첫째 아들 마크과 손자 데미안을 상대로 자신의 허락과 반환없는 기념품 판매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해 인생 말년에 흑역사를 쓰고 있다.

미국 골프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23일(한국시간) 전세계 투어에서 160승에 메이저만도 9승을 거둔 올해 87세인 플레이어가 아들과 손자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미국 플로리다 주피터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플레이어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트로피와 클럽이 허락 없이 판매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 문제가 표면화했다.

성명의 내용은 ‘내 유산의 일부를 구성하는 여러 트로피와 기념품들이 아들이자 전 매니저인 마크에 의해 경매에 부쳐졌다’면서 ‘이 물건들은 내 것이고 나는 그것들을 회수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으며 경매든 아니든 판매할 물건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노년에도 뛰어난 몸 관리로 인해 잡지 표지모델로도 나왔던 플레이어.

이에 대해 아들 마크 플레이어의 변호사인 대런 하이트너는 ‘게리 플레이어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일축했고 마크는 "더 이상 당신의 것이 아닌 것을 되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이트너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마크가 경매회사 크리스티 런던과 함께 부친으로부터 거의 300개의 품목을 받았다고 한다.

그 기념품은 남아공의 억만 장자 요한 루퍼트에게 팔렸는데 마크는 판매 수익의 절반을 받는다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크가 소유한 나머지 기념품들은 부친으로부터 선물받았다고 한다.

최근 지역 매체 팜비치포스트에 따르면 게리 플레이어의 변호사 스튜어트 싱어는 게리는 결국 소송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 매체는 플레이어가 지난 5월 플로리다주 팜비치카운티에서 아들 마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마크의 아들이자 손자인 데미안은 11월에 제기된 별도의 소송에 추가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싱어는 "게리가 오랫동안 주저하고 고민했으나 이런 식으로 권리를 행사해야 했다”면서 “아들이 부친의 이름을 딴 웹 도메인(GaryPlayer.com)과 소셜 미디어 계정 등을 아직 양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크의 변호사 하이트너는 같은 매체에 “재산권이 신탁에 의해 소유되기 때문에 2021년의 합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답변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게리가 마크와 법적 투쟁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0년 플레이어는 게리의 여섯 자녀 중 한 명인 마크가 운영하는 게리플레이어 그룹으로부터 5년(2014-2018)간 받지 못한 로열티 500만 달러의 소송에서 승소했다. 그로 인해 게리는 자신의 이름과 초상권을 다시 얻었다.

둘째 아들 웨인 플레이어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캐디로 나와 골프공을 홍보하다가 망신을 샀다.

플레이어가 아들로 인해 레전드의 명예에 손상을 입은 건 마크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둘째 아들 웨인은 마스터스의 ‘명예의 시타’ 행사에서 부친의 캐디로 나와 특정 브랜드 골프공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카메라에 노출했다는 이유로 오거스타내셔널로부터 출입 금지 조치를 받기도 했다.

게리 플레이어는 ‘흑기사’, ‘미스터 피트니스’로 불리며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검은 색 옷을 입고 평생을 전세계 투어의 전장을 누비며 건강을 유지하면서 우승했고 다양한 전리품을 쌓았다. 하지만 90이 가까운 나이에 이번엔 가족들과 전쟁을 벌이는 노년이 암흑의 역사로 점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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