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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매출 15.7%는 카트피, 지난해 1.1조원

남화영 기자2024.06.13 오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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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무진 카트 비중도 늘고 있다

한국 골프장에서만 의무적으로 사용되다시피하는 전동 카트피가 꾸준히 올라 지난해 골프장 매출의 16%에 달하는 1.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4>에 따르면 지난해 골퍼들이 지출한 카트피는 1조1,480억원으로 12년 전인 2011년보다 2.27배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카트피가 지속적으로 인상된 데다 골프장과 이용객수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팀당 카트피를 살펴보면 회원제 골프장은 2011년 평균 7만9,400원에서 지난해에는 9만8천원으로 23.4% 인상되었고 대중제는 같은 기간에 26.3%나 올랐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올해에도 회원제 카트피는 1년전보다 1.9%, 대중형은 2.0%씩 인상했다.

이는 카트피가 비싸다는 골퍼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수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골퍼들이 그린피에만 신경쓰고 카트피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점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에는 회원들의 반발로 회원의 그린피를 인상하는 대신 카트피를 올리기도 한다.

1인당 연간 카트비 지출액 변화 [자료=레저백서 2024]

골프장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5.2%에서 2020년에는 17.5%로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그린피를 대폭 인상하면서 지난해 카트피의 매출 비중은 15.7%로 소폭 하락했다. 이를 골프인구 544만명으로 나누면 골퍼 1인당 연간 카트비 지출액은 2011년 15만 9,700원에서 지난해 21만1,000원으로 32.1% 급증했다.

지난 5월의 팀당 카트피 분포를 보면, 10만원 받는 18홀 이상 골프장수가 261개소로 전체 399개소의 65.4%를 차지했고 8만원은 32개소, 9만원은 81개소였다. 심지어 12만원을 받는 곳도 22개소에 달했다. 2017년까지는 8만원을 받는 곳이 대세였으나 2018년 이후 9만원으로 인상하는 곳이 많아졌고, 2020년 이후에는 10만원 받는 골프장이 급증했다.

한편 5인승 전동카트피 비용 10만원조차 비싸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는 20만~30만원짜리 6인승 리무진 카트를 도입하고 있다. 소수의 상류층 골퍼들은 리무진 카트를 선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골퍼들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타지 못해 계층간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문제가 있다.

개인 좌석이 있는 6인승 고급 리무진 카트를 도입한 회원제 골프장은 25개소, 대중형은 39개소 등 모두 64개소에 달하고 있다. 리무진 카트의 평균 카트피는 회원제가 21만8천원, 대중형이 18만7천원으로 5인승 전동카트피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12년간 골프장 카트비 지출 추이 비교

비싼 리무진 카트를 이용하는 골퍼들은 대부분 접대골프를 하는 법인이 주 고객이다. 카트피는 그린피와 함께 골프장의 중요한 수입원이다. 레저연구소는 카트피를 그린피에 포함시켜서 함께 징수하는 게 맞지만, 그렇게 할 경우 그린피가 비싸 보이기 때문에 그린피와 카트피를 분리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리무진 카트를 도입한 것도 겉으로는 골퍼들의 편의를 향상시킨다고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골프장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서천범 레저연구소장은 “기존 5인승 카트피를 대폭 인상시키기 어렵다는 점에서 6인승 리무진 카트를 대체해 카트피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소장은 “골프장 수입을 극대화하는 조치이겠지만 카트피 징수는 팀 당이 아닌 1인당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대부분 골프장이 카트피를 팀 단위로 징수하는데 이는 3명이 식사했는데 4명의 식대를 내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유를 들었다.

카트피 1인당 징수 골프장수는 2020년 16개소에서 올해에는 6개소로 대폭 줄었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는 “544만 골퍼의 불만을 무시한 채 카트피를 계속 인상시키고, 두배 비싼 리무진 카트를 도입하는 게 국내 골프장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나?”면서 “리무진 카트 도입이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음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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