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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큰절’ 논란에 나상현 골프 해설위원 당혹감 드러내

고형승 기자2024.09.19 오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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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자 프로 골프 대회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국가대표 오수민[사진 KLPGA,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주 국내 금융 회사가 주최한 여자 프로 골프 대회 마지막 날, 파3, 16번 홀에서 국가대표 오수민이 홀인원을 기록했다.

16살 생일을 하루 앞둔 아마추어 오수민은 이번 홀인원으로 고급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티잉 구역에서 그린 표면이 보이지 않아 오수민은 샷을 하고 그린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홀인원 소식을 전해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린에 올라간 오수민은 홀에서 공을 꺼내기 전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한 뒤 핀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나상현 해설위원(SBS골프)은 “그런데 핀에 대고 절하는 문화는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가자, 팬들은 나 위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성토하는 댓글을 올렸다.

3일 전 업로드된 영상에는 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그중 95% 이상이 ‘해설위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었다.

‘절을 하든 헤드스핀을 돌든 무슨 상관이냐’, ‘일종의 세리머니인데 하지 말라니’,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는 건 상식적으로 흐름을 깨는 듯하다’, ‘종교 때문인가’, ‘모든 건 자유인데 너무 편향적이다’ 등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당사자인 나상현 위원 역시 “방송 중에 그 언급을 하고 댓글 창을 봤는데 ‘보이콧해야 한다’, ‘OO충(특정 신을 믿는 사람을 비하하는 내용)이다’ 등의 발언이 쏟아져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주말 골퍼의 그런 (절하는) 행동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세리머니를 어떻게 하느냐는 상관없는데 그린 손상이 우려되어 말한 것이다”고 했다.


나상현 위원은 “오후에 퍼팅 성공률이 떨어지는 이유가 골프화의 영향으로 홀 주변이 울퉁불퉁해지기 때문이다”면서 “통계적으로 오후 조 선수들의 퍼팅 성공률이 오전 조 선수들보다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나 위원은 “무릎으로 누르면 그린에 굴곡이 생긴다. 무릎에 의해 눌린 자국은 수리하기도 애매하다. 더군다나 홀 주변이므로 선수들이 더 민감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것(홀인원 큰절)이 정말 한국 고유의 골프 문화라면 해외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K-골프 문화를 알리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골프 에티켓을 위배하는 행동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나상현은 UCLA 경제학 학사 출신으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클래스 A 멤버이자 프로 골퍼 나상욱의 형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반면 이번 큰절 논란에 관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조정이 치프 레프리는 “골프 규칙에 따르면 골프 선수는 코스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열여섯 살짜리 선수가 자기 운에 대한 감사, 코스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큰절을 한 것으로 예쁘게 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또 조 레프리는 "무릎을 꿇는 행동이 플레이를 지연시키거나 다른 선수의 플레이에 방해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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