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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오늘의 자신을 있게 해준 에비앙에서 단독 선두

이지연 기자2019.07.28 오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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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 도중 페어웨이를 바라보는 김효주. 그는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해준 이 대회에서 5년 만에 다시 정상 도전에 나선다. [P.Millereau/The Evian Championship]

2014년 9월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리조트(파 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

초청 선수로 대회에 출전한 열 아홉살 천재 소녀 김효주는 1라운드에서 남녀 메이저 최소타 기록인 10언더파 61타를 적어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3년부터 메이저 대회가 된 에비앙 챔피언십은 메이저 승격을 앞두고 대대적인 리뉴얼을 한 상태였다. 파72, 6268야드였던 코스를 파71, 6453야드로 세팅했고, 그린은 더 작고, 좁고, 구겨진 모양이 됐다. 그러나 김효주는 1라운드에서 보란듯이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내면서 남녀 메이저 최소타 기록을 썼다.

김효주의 10언더파는 깜짝 활약이 아니었다. 최종 라운드에서 LPGA 투어 5대 메이저를 제패하는 '슈퍼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캐리 웹(호주)을 상대로 1타 차 우승을 차지한 김효주는 이듬해 LPGA 투어에 직행하는 등 '골프 천재'다운 행보를 보였다.

신장 1m 65cm로 골프 선수로는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특유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부드러운 스윙과 정교한 아이언 샷이 장기인 그는 선수들이 뽑은 '가장 스윙이 좋은 선수'에 회자되는 단골 선수였다.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한 김효주는 2016년까지 1승씩을 거두며 순조롭게 투어에 적응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리더보드 상단에서 그의 이름을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워졌다. 2017년 상금랭킹 38위였던 그는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모처럼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 연장전 끝에 패했다. 지난해 상금랭킹은 25위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골프 천재'의 면모를 서서히 회복해 나가고 있다. 올 시즌 11개 대회에 출전한 김효주는 US여자오픈 컷 탈락만 빼고 10개 대회에서 무려 8번이나 톱 10에 들었다. 시즌 첫 출전한 혼다 LPGA 타일랜드 공동 38위를 빼고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은 롯데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12위였고, 최근 4개 대회 연속 톱 10을 기록 중이다.

김효주의 핸디캡은 길지 않은 비거리였다. 지난해 243.8야드로 투어 최하위권인 145위에 올랐던 그는 올해 252.1야드(133위)로 비거리가 10야드 정도 늘어났다. 비거리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63.85%(134위)였던 그린적중율은 올해 69.22%(76위)로 좋아졌다.

그린 위 플레이는 올 시즌 김효주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김효주는 온 그린 시 퍼트 수 1위(1.72개), 평균 퍼트 수 1위(27.81개)를 기록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71.61타(60위)였던 평균 타수는 69.32타(2위)로 2타 이상 줄었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도 퍼트 수 23개를 기록하면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15언더파로 1타 차 단독 선두다. 김효주는 "퍼트가 특히 잘 돼서 버디가 많이 나온 것 같다. 그린을 많이 놓쳤는데 그린에 공을 올린 것은 거의 버디가 됐다. 어프로치 칩인 버디가 되는 등 숏게임이 잘 됐다"고 말했다.

지난 6월 NW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로 아쉬움을 삼켰던 김효주는 상승세를 몰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이자 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상대는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자신을 2위로 밀어낸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이다. 박성현은 중간 합계 14언더파로 김효주에 1타 차 2위에 올라 있다. 김효주는 "3라운드에서 성현언니와 먹을 것을 나눠 먹으면서 재미있게 쳤다.최종 라운드에도 재미있게 칠 것 같다"며 "2014년 우승 때는 긴장을 했었다. 지고 있던 상황에서 역전한 것이라 긴장이 많이 됐고, 이기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이 대회 우승 경험도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자신감을 많이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JTBC골프에서 대회 최종 4라운드를 28일 오후 6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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