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특별한 생일 맞은 박희영 "겁 없이 치고 있다"

김두용 기자2018.05.25 오전 6:50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팬들이 전해준 생일카드와 선물들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박희영. [JTBC골프 권상일]

박희영이 특별한 31번째 생일을 맞았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선수들의 스코어를 알려주는 디지털 전광판에 ‘박희영의 생일을 축하한다’ 메시지가 계속해서 노출됐다. 이로 인해 선수들과 팬, 관계자들 대부분이 박희영의 생일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

특히 캐나다에서 원정 응원을 온 팬들이 박희영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박희영은 “미국 팬들이 제 인스타그램을 보고 좋아하는 상어의 인형과 피규어 선물을 건네줘서 감동 받았다. 또 전광판에 축하 메시지가 보이는 등 특별한 대접을 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그는 “팬클럽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고 오거나 차를 6시간 이상 타고 오는 분들도 있다. 티셔츠를 제작해서 제 이름을 새겨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저를 팔로우하는 사람이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뿌듯해 했다.

이날 박희영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를 기록하며 중상위권에 자리했다. 올해 꾸준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특별한 미스 없이 경기를 잘 했다. 페어웨이가 부드러워 거리가 길어져서 롱 아이언을 많이 쳤는데 나쁘지 않았다”며 “특히 퍼팅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마무리를 잘 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박희영은 올해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지금까지 8경기에 출전해 컷 탈락 없이 중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다.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11위가 최고 성적표다. LPGA투어 2승을 수확하고 있는 박희영은 올해 퍼팅이 좋아지면서 성적도 향상되고 있다. 특히 퍼팅이 좋은 노무라 하루(일본)에게 비법을 전수 받았다고 한다. 박희영은 “퍼팅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다른 선수들에게 많이 물어보면서 보완하려고 했다. 노무라가 퍼팅을 굉장히 잘 해서 많이 물어봤다. 여기에 노무라의 삼촌의 조언이 더해서 퍼팅감을 잘 잡은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박희영은 올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80개로 37위, 평균 퍼트 수 29.72개로 4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82개(83위), 평균 퍼트 수 30.10개(110위)보다 확실히 향상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노무라는 지난해 그린 적중 시 1.78개, 평균 퍼트 수 29.09개로 투어에서 15위권에 자리하며 좋은 퍼팅을 뽐냈다. 박희영은 “쇼트 퍼트가 많이 좋아졌다. 퍼트에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실수를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3야드 내 거리는 모두 집어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드라이버 거리가 늘어난 점도 돋보인다. 올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63.19야드로 28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250.21야드보다 13야드 가량 더 늘어난 수치다. 박희영은 “나이를 먹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항상 어린 선수들과 대결하기도 해서 젊은 느낌으로 살고 있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 하다 보니 훈련양을 늘리는 등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스폰서가 바뀌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박희영은 “하나금융그룹과 스폰서 계약이 끝난 뒤 한국 투어에서 뛸 때 인연을 맺은 이수 그룹에 연락을 드렸다. ‘선수가 스폰서가 없으면 안 되지’라며 다시 흔쾌히 후원을 해줘 너무 고마웠다”며 “그렇다 보니 다시 예전처럼 어렸을 때 겁 없이 쳤던 느낌도 들고, 든든한 면이 있어서 거침 없이 경기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끈질기게 괴롭혔던 잔부상도 떨쳐 내면서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손목은 괜찮아졌는데 오른팔 엘보우로 고생했다. 병원에서는 쉬라고 했는데 쉴 수가 없었다. 지난 겨울 잘 쉬고 치료를 받은 덕분에 100%는 아니지만 약을 먹지 않고 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동기부여도 되고 있다. 그는 “친한 지은희 선수의 우승을 보면서 저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한 목표를 잡진 않았다. 그는 “꾸준히 상위권에 포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결과에 상관없이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자세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희영은 이날 한국 선수들과 함께 조촐한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다. 타지생활을 하면서 생일날 미역국을 먹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생일 특별식은 갈비”라며 환하게 웃었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