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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으로 첫 우승 도전하는 린드베리

정두용 기자2018.04.01 오전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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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베리와 그의 약혼자 다니엘 테일러.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가 사랑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린드베리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2018 시즌 첫 번째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사흘 내내 선두에 올랐다. 린드베리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를 쳤다. 중간 합계 14언더파로 2위에 3타 차 단독 선두다.

2010년에 투어에 데뷔한 린드베리는 투어 생활 8년 동안 8번의 톱 10이 전부였다. LPGA 정규 투어는 물론 유러피언여자투어 등 그 어느 투어에서도 우승 경험이 없다. 생애 상금은 192만7545달러(약 20억50000만원)를 벌어들였고, 세계 랭킹은 95위다.

린드베리의 3라운드 상대는 박성현이었다. 박성현은 지난해 투어에 데뷔해 한 시즌 동안에 린드베리가 8년 동안 번 돈보다도 많은 233만5883달러(약 24억 8300만원)를 벌었다. 박성현의 세계 랭킹은 4위다.

경기 초반 팽팽한 접전이었던 린드베리와 박성현은 중반 이후 박성현의 흐름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린드베리의 티샷은 매홀 박성현보다 작게는 10야드, 길게는 50야드나 짧았고, 홀 가까이 붙이는 아이언 샷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위기 순간마다 퍼팅이 린드베리를 살렸다. 7번 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던 린드베리는 8번 홀(파3)에서 10m 가량의 버디로 퍼트감을 살린 뒤 연거푸 쉽지 않은 거리의 퍼팅을 성공시켰다.

3라운드 경기의 최대 승부처는 15번 홀(파4)이었다.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져 하마터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될 뻔 했던 린드베리는 나무 숲 사이에서 시도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렸다. 3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지만 홀까지 거리는 8m 가까이 됐다. 린드베리는 이 퍼팅마저 홀에 떨어뜨리면서 타수를 잃지 않았다. 반면 박성현은 두 번째 샷까지 린드베리처럼 러프, 벙커에 공을 빠뜨린 뒤 세 번째 벙커 샷 실수가 나왔다. 4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지만 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린드베리의 이번 대회 플레이는 눈부시다. 첫 날부터 7언더파 단독 선두에 오른 린드베리는 2라운드까지 노보기 플레이로 12언더파를 쳤다. 3라운드에서 2개의 보기가 나오긴 했지만 박성현을 상대로 자신만의 플레이를 했다.

린드베리는 2009년 프로로 전향해 LPGA 2부 투어인 퓨처스 투어를 거쳐 2010년 정규 투어에 데뷔했다. 2010년부터는 유러피언투어에서도 활동 중이다. 그러나 메이저 대회에서 톱 10 한 번(2015년 US여자오픈 공동 5위)에 든 것이 최고 성적이었을 만큼 빼어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캐디이자 약혼자인 다니엘 테일러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테일러와 선수와 캐디로 만나 사랑에 빠진 린드베리는 2016년까지 테일러에게 백을 맡기다가 지난해에 잠시 백을 다른 캐디에게 맡겼었다. 린드베리는 "그만큼 내 게임과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각자의 일을 하는 동안 그가 정말 그리웠고, 다시 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가 있어 정말 든든하다"고 했다.

11언더파 2위는 에미이 올슨(미국)이다. 올슨은 세계 랭킹 218위인 무명 중의 무명이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63위였다.

린드베리에 4타 차 공동 3위 그룹에는 박성현과 박인비, 재미동포 제니퍼 송이 포진했다. 4타 차라면 최종일 역전 승부가 충분히 가능한 차이다.

JTBC골프가 대회 최종 4라운드를 2일 오전 5시 45분부터 생중계한다.

정두용 기자 jung.duy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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