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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의 '빨간바지 마법'과 LPGA 최저타 기록들

김두용 기자2018.03.04 오후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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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은 4일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로 코스레코드를 작성했다.

‘빨간 바지의 마법’이 다시 빛났다.

김세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가 열린 4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에서 빨간 바지를 입고 나왔다. 빨간 바지는 ‘닥공(닥치고 공격)’ 김세영의 최종일 트레이드마크다. 빨간 반바지를 입은 김세영은 이글 1개와 버디 9개, 보기 1개를 묶어 10언더파 62타를 기록했다. 다니엘 강(미국)이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작성한 64타를 2타 경신한 새로운 코스레코드다.

62타는 본인의 18홀 최저타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김세영은 2016년 파운더스컵 최종일 10언더파 62타를 기록한 적이 있다. 이때도 역시 빨간 바지를 입고 몰아치기 본능을 뽐냈다. 이 대회에서 김세영은 27언더파로 LPGA투어 72홀 최저타 타이 기록을 세웠다. 김세영은 2년 전 파운더스컵에 이어 이번에는 싱가포르에서 화끈한 경기력을 뽐내며 빨간 바지의 마법을 펼쳤다. 최종일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10언더파와 같은 빅 스코어를 만들어내는 건 결코 쉽지 않다.

10번 홀 첫 조로 이날 코스에 나선 김세영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날씨가 무더웠지만 페어웨이가 딱딱한 반면 그린은 부드러워 코스는 최적의 상태였다. 그래서 ‘장타자’ 김세영은 공격적으로 코스를 공략했다. 10번 홀 버디로 출발한 김세영은 12번 홀부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12번 홀부터 버디-버디-이글-버디-버디로 5개 홀에서 무려 6타를 줄이며 신바람을 냈다. 전반을 7언더파 29타로 끝냈다. LPGA투어 9홀 최저타 기록은 27타다. 이미향이 2016년 파운더스컵 1라운드 27타를 적기도 했다.

후반 시작도 버디로 출발했다. 남은 홀이 많아 ‘꿈의 59타’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1번과 3번 5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김세영은 10언더파를 만들었다. 4개 홀의 결과에 따라 ‘59타’ 가능성도 엿보였다. 하지만 기록을 의식한 탓인지 김세영의 샷과 퍼트가 조금씩 흔들렸다. 6번 홀에서도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6m 퍼트가 왼쪽으로 살짝 빗겨나갔다. 7번 홀에서는 결정적인 티샷 미스가 나왔다. 공은 그린 왼쪽 벙커 사이 러프에 떨어졌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도한 칩샷도 짧아 프린지로 갔다. 7m 파 퍼트를 남겨뒀고, 이 퍼트가 짧아서 보기로 연결됐다.

파5 8번 홀에서 버디를 낚은 김세영은 결국 10언더파 62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LPGA투어 18홀 최저타 기록은 2001년 3월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대회 2라운드에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기록한 13언더파 59타다. LPGA투어 역사상 유일한 59타 기록이기도 하다. 소렌스탐은 당시에 보기 없이 버디 13개를 엮어냈다. 역대 두 번째 최저타 기록은 2017년 바하마 클래식 2라운드에서 렉시 톰슨(미국)이 기록한 12언더파 61타다.

대기록을 앞두고 선수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김세영도 “12언더파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긴장감이 엄습했다. 계속해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특히 7번 홀 티샷 미스가 가장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렇지만 배짱이 두둑한 김세영의 목표는 54타다. 그는 "모든 홀에서 다 버디를 낚아보는 게 목표다. 투어를 하는 동안 계속 해서 도전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날 김세영의 퍼트는 25개에 불과했다. 김세영은 그린과 페어웨이를 1번만 놓쳤고,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86.5야드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전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82.75야드에 달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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