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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양파'-박성현 '트리플 보기', 11번홀 참사

김두용 기자2018.03.02 오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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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2라운드 11번 홀에서 양파를 기록했다. [JTBC골프 홈페이지]

톱랭커들이 '11번 홀 참사'에 발목이 잡혔다.

2일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2라운드가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의 11번 홀. 이날 11번 홀(파4)은 1라운드보다 짧게 세팅됐다. 1라운드 417야드에서 티박스가 43야드나 당겨졌다. 374야드로 파4 홀 치곤 짧은 전장이었지만 유소연, 박성현, 제시카 코다(미국) 등 톱랭커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무엇보다 핀 위치가 까다로웠다. 핀이 그린 왼쪽 끝 부분에 꽂혀 공간이 많지 않았다. 포대 그린이라 왼쪽 그린을 놓치면 아래로 한참 굴러 내려갔다. 그린마저 딱딱했다. 선수들은 드라이버 티샷 이후 웨지로 그린 공략이 가능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핀을 보고 쏘다가 화를 입었다.

유소연은 11번 홀에서 ‘양파’인 쿼드러플 보기로 무너졌다. 두 번째 샷이 가장 까다로운 지역인 그린 왼쪽 러프에 떨어졌다. 유소연은 웨지를 잡고 범프앤런 샷을 시도했다. 하지만 3, 4번째 샷이 그린 턱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로 굴러 내려왔다. 그러자 유소연은 클럽을 바꿔들고 다시 그린을 겨냥했다.

하지만 5번째 샷도 그린 턱을 맞고 내려왔다. 6번째 샷이 겨우 그린에 안착했고, 핀 4m 거리에 떨어졌다. 첫 번째 퍼트는 홀을 한참 지나갔다. 남은 거리도 1.5m로 쉽지만은 않았다. 다행히 두 번째 퍼트를 성공시켰지만 유소연은 6온2퍼트로 순식간에 4타를 잃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 선수 중 7언더파로 가장 성적이 좋은 최운정 등은 "그린 왼쪽으로 가면 너무 어렵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전반에 버디 3개를 엮어내며 6언더파로 순항했던 유소연은 쿼드러플 보기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이후 보기 3개를 더했고, 결국 중간 합계 이븐파 공동 41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유소연은 1라운드 11번 홀에서는 6m 버디를 낚아 홀 공략에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이날은 칩샷이 마음 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쿼드러플 보기 참사’는 2017년 10월 토토 재팬 클래식 최종 라운드 14번 홀(파4)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유소연은 8타 만에 홀아웃했다.

‘장타자’ 박성현도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적었다. 1타를 줄여 5언더파로 순항하던 박성현은 이 홀에서 3타를 잃고 미끄러졌다. 12번 홀에서도 보기를 적어 2홀에서 무려 4타를 잃으며 내려앉았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박성현은 이후 버디 2개를 추가하면서 3언더파로 2라운드를 마쳤다. 세계랭킹 3위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 1위 탈환이 가능하지만 우승권에서 다소 멀어졌다.

지난 주 우승자 제시카 코다는 11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적었다. 코다도 언덕 아래서 한 번에 그린에 올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코다는 이후 파5 홀에서 버디 2개를 더해 6언더파 공동 7위로 끝냈다. 2주 연속 우승 사정권에 들어왔다. 동생 넬리 코다도 8언더파 공동 2위에 오르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코다 자매는 지난해 마지막 대회였던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동반 톱10을 기록한 바 있다.

JTBC골프는 대회 3라운드를 3일 낮 12시1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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