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1월의 신부 허미정 “결혼식 다음날 전지훈련 가요”

김두용 기자2017.12.04 오후 5:38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허미정은 왕모씨와 1년 정도 연애 끝에 화촉을 밝힌다. [허미정 제공]

1월의 신부가 되는 허미정은 시즌이 끝났지만 더 분주해졌다. 지난 주 부산 오륙도의 신혼집에 이삿짐을 들여놓았다. 청소를 하고 집을 꾸미는 등 결혼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생일대의 중대사인 결혼을 앞두고 웨딩드레스와 청첩장을 고르는 등 하나씩 마무리지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그래도 허미정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허미정은 지인을 통해 만난 왕모씨와 1월 27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웨딩마치를 울린다. 1년 정도 연애를 했는데 올해 초반부터 이미 결혼을 결심할 만큼 둘은 천생연분처럼 잘 맞다. 개인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예비신랑 왕씨는 190cm에 육박하는 큰 신장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호남형이다. 그야말로 선남선녀 커플이다.

허미정은 최근 JTBC골프와 인터뷰에서 “결혼식은 평생에 한 번뿐이라 신경 쓸 게 많은 것 같다. 좋은 사진과 좋은 추억들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1월 초 부산에서 웨딩 사진도 찍을 예정이다. 하지만 낭만적인 신혼여행은 잠시 미뤘다. 결혼식 다음날 곧바로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그는 “태국에서 3주 훈련을 한 뒤 태국 대회를 통해 시즌 출발을 할 계획이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당분간 2세 계획 없이 투어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둘은 미국과 유럽의 대회장에서 종종 포착됐다. 한국과 미국 등지를 오가며 사랑을 키워왔다. 골프장 안팎에서 허미정의 곁을 지키며 알뜰살뜰하게 챙기는 예비신랑의 든든한 모습에 동료들은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허미정은 “오빠는 항상 부담 갖지 말고 즐기면서 골프를 치라고 얘기해준다.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핑크빛 기류’ 때문인지 허미정은 올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올렸다. 첫 경기부터 캐나다 여자오픈까지 초반 18경기에서 컷 탈락 없이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준우승 1회와 3위 2회를 포함해 톱10에도 6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US여자오픈에서 3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메이저 최고 성적 타이를 기록했다. 허미정은 “올해 US여자오픈이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다. 가장 어려운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의미가 컸다. US여자오픈에서 톱10 안에 든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활짝 웃었다.



가장 아쉬웠던 대회는 멕시코에서 열렸던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 허미정은 4강전에서 김세영에게 패해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세영은 대회 챔피언이 됐다. 그는 “오초아 대회에서 샷감과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다. 반면 4강전 상대인 세영이가 정말 힘들게 올라와서 체력적으로나 여러모로 자신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허미정은 김세영의 신들린 샷감에 결승행이 막혔다. 그는 “버디를 해도 지는 홀이 있을 정도로 세영이가 최상의 플레이를 펼쳤다. 14번 홀까지 7언더파를 쳤다”고 혀를 내둘렀다. 결국 허미정은 4홀 남기고 5홀 차로 패했다. 그렇지만 허미정은 3-4위전에서 22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미셸 위를 꺾고 3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허미정은 본인에게 85점을 줄 정도로 순항했다. 하지만 아시안스윙의 부진으로 점수가 대폭 깎였다. 허미정은 “올 시즌 점수를 준다면 70점이다. 아시안스윙에서 조금만 더 잘했다면 완벽한 한 해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미정은 아시안스윙 5개 대회에서 모두 56위 이하의 성적을 냈다. 그는 “잘 해야겠다는 욕심이 멘털적인 부분에서는 좋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심리와 몸상태도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허미정은 결혼 후에도 투어 생활에 고삐를 늦추지 않을 계획이다. 전지훈련 목표도 이미 확실히 세웠다. 그는 “드라이브샷 거리를 늘리고 정확도를 높여야 우승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근력을 키워서 15야드 정도는 충분히 늘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올해 허미정은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54.64야드를 기록했다. 이 부문 58위로 비거리가 짧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우승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비거리 증대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270야드 가까이 날려야 한다. 그래야 300야드씩 보내는 박성현, 렉시 톰슨 등과 경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LPGA투어에서 2승을 기록 중인 허미정은 올해 2009년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우승 없이도 106만7462달러를 벌어들여 상금 순위 14위에 올랐다. 앞으로 허미정이 하나가 아닌 둘의 힘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