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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유소연이 꿈꾸는 극적인 해피엔딩

김두용 기자2017.11.16 오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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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왼쪽)와 유소연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극적인 해피엔딩을 희망하고 있다.

올해 시즌 최종전에서는 어떤 극적인 일들이 일어날까.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명승부가 벌어졌다. 주인공은 전인지와 유소연이었다. 전인지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을 유소연은 찰리 헐(잉글랜드)과 피 말리는 우승 경쟁을 벌였다.

전인지는 18번 홀에서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하며 최저타수상을 거머쥐었다. 16번 홀까지 평균 타수는 리디아 고 69.596타, 전인지 69.625타였다. 하지만 마지막 2개 홀에서 베어트로피의 주인이 바뀌었다. 전인지는 2개 홀에서 3타를 따라잡으며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다. 먼저 17번 홀에서 2타를 따라잡았다. 리디아 고는 쉬운 17번 홀(파5) 홀에서 티샷 실수에 이어 세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해 보기를 적었다. 반면 전인지는 버디를 솎아내며 리디아 고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둘의 평균 타수는 0.001타로 줄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리디아 고와 전인지가 나란히 버디 기회를 잡았다. 리디아 고는 4m, 전인지는 2.5m 버디 퍼트를 앞뒀다. 리디아 고가 먼지 버디를 노렸다. 만약 들어가게 되면 최저타수상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리디아 고의 회심의 퍼트는 홀을 외면했다. 전인지에게 최후의 기회가 왔다. 버디 퍼트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전인지는 신중하게 퍼트 라인을 읽었다. 퍼터를 떠난 공이 홀로 들어갔고, 전인지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스코어를 접수한 뒤 전인지는 코치, 캐디, 매니저 등 팀원들과 베어트로피의 기쁨을 만끽했다.

최종 평균 타수는 전인지 69.583타, 리디아 고 69.596타로 0.013타 차였다. 당시 전인지는 “사실 이 경쟁에 워낙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버디 퍼트가 최저타수상과 연결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정말 엄청난 중압감을 갖고 퍼트를 했고 도전적인 퍼트였다”고 고백한 바 있다. 전인지는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신인왕과 베어트로피 2관왕을 달성했다.

전인지에게 올해도 기회가 남아 있다. 전인지는 최저타수상 2연패를 겨냥하고 있다. 69.269타로 평균 타수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는 전인지는 1위 렉시 톰슨(69.147타), 2위 박성현(69.259타)을 제쳐야만 수상이 가능하다. 전인지는 톰슨에 10타 이상 적은 스코어를 기록하고, 박성현보다도 낮은 스코어를 적어야 한다. 확실히 지난해보다 어려운 과제다. 그렇지만 공은 둥글고 승부는 예측할 수 없다.

유소연은 지난해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유소연은 17언더파로 찰리 헐에 2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6번 홀까지는 동타였고, 17번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찰리 헐은 버디, 유소연은 보기를 기록하며 우승컵의 향방도 결정됐다. 유소연의 클럽 선택에는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17번 홀에서 유소연은 티샷을 잘 보냈다. 그리고 200야드를 남겨뒀다. 레이업한 뒤 안전하게 세 번째 샷으로 그린을 겨냥할지 2온을 시도할 것인지 고민했다. 유소연은 후자를 택했다. 5번 우드를 잡은 유소연은 과감하게 휘둘렀다. 하지만 벙커 턱에 걸리면서 어려운 상황에 빠졌고, 이 쉬운 홀에서 보기를 적었다. 우승 경쟁자였던 찰리 헐은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당시 유소연은 “다시 그 상황을 맞이하더라도 똑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제 5번 우드 거리가 200야드다. 그린 에지까지 200야드였기 때문에 충분히 도달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행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 뒷바람이 조금 세게 불었는데 치고 제가 친 순간 갑자기 바람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운명으로 받아 들였다.

유소연은 올해 더 중요한 타이틀 경쟁을 앞두고 있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162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레이스 투 CME 글로브 포인트 부문에서는 4250점으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서 최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게 변수다. 어깨 부상 중인 유소연은 2주 동안 연습을 거의 못했다. 그래서 16일 예정됐던 프로암까지 불참하며 휴식을 취했다. 유소연은 “어깨 부상 때문에 수상에 대한 기대치가 좀 내려간 것 같다. 정상적으로 플레이하고 대회를 마치는 게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유소연이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17일 오전 4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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