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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 가득한 김도연의 첫 메이저 도전기

김두용 기자2017.09.15 오전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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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이 에비앙 챔피언십이 열리는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의 1번 홀 앞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JTBC골프 김종우]

에비앙 챌린지를 통해 출전권을 얻은 김도연(27)이 마침내 ‘꿈의 무대’에 섰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김도연은 14일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 무대를 밟았다. 비록 악천후 등으로 사상 초유의 라운드 무효 사태가 일어났지만 김도연은 꿈만 같은 시간들을 만끽했다. 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파 행진을 벌였던 김도연은 라운드도 잘 풀어나갔다.

이번 에비앙 챔피언십은 김도연의 첫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데뷔전이다. 그 첫 대회가 에비앙 챔피언십이라 더욱 짜릿하게 다가오고 있다. 그는 “첫 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굉장히 떨렸다. 하지만 두 번째 샷부터 마음이 편해졌다. 라운드가 취소됐지만 빨리 잊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임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도연은 지난 8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린 2017 에비앙 챌린지 본선에서 1위를 차지해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본선 무대를 밟게 된 그를 위해 의류 업체인 LPGA골프웨어가 의상을 후원해주는 등 기분 좋은 일이 이어졌다.

첫 LPGA투어 나들이에 나선 김도연에겐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그는 “줄리 잉스터, 크리스티 커와 같은 대 선수들과 한 무대에 선다니 정말 감격스럽다. 대회장에 오니 메이저 대회라는 게 더욱 실감난다”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김도연은 캐디이자 코치인 아버지와 함께 프랑스로 건너왔다. 그는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었다. 코스에서 긴장도 되지만 설렘이 더 크다”며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잃을 게 없다’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니 긴장도 조금씩 풀리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핑크색을 좋아했던 그는 “대회 곳곳에 물들어 있는 핑크색을 보니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한국 대회 준비 때보다 스트레스도 적다. 마음이 편해서인지 웃음도 많이 나온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나 악명 높은 메이저 대회 코스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한국적인 코스라고 들었는데 와서 돌아보니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러프와 그린, 페어웨이가 다 어렵다. 퍼팅부터 드라이버까지 모두 다 중요한 코스고, 치면 칠수록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이브샷 거리가 짧은 편인 김도연은 또박또박 정석대로 치는 스타일이다.

목표를 컷 통과로 잡았다가 아버지에게 혼쭐이 났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가 ‘목표는 높게 잡는 게 아니냐’며 혼을 내셨다. 그래서 일단 18홀마다 1언더파를 목표로 잡았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중점을 두면서 연습하고 있는 건 퍼트다. 그는 “일단 퍼트가 짧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조금씩 길게 치는 연습에 집중했다. 내리막이든 오르막이든 이단 그린이든 살짝 긴 정도로 보내는 거리감 준비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해서 과한 욕심을 부리진 않을 전망이다. 김도연은 “주위에서 많은 조언들을 해줬다. 특히 ‘튀려고 하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의욕이 과하면 오히려 경기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라운드 중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나오는 게 또 다른 목표다.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며 마음을 다졌다.



첫 날 실전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덜 긴장된 상황에서 자신의 샷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소연 등과 친분이 있는 그는 대회에 대해 궁금한 부분들이 많지만 행여나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다.

김도연은 이번 대회에서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LPGA투어 선배들의 샷과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김도연처럼 ‘꿈의 무대’를 꿈꾸고 있는 주니어 선수들은 반대로 한국의 퀄리파잉을 통해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있는 김도연의 행보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

에비앙=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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