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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영의 공략 노하우와 '응가쟁이' 볼마커

김두용 기자2017.07.14 오전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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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영이 14일 US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를 치며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JTBC골프 박진열]

소리 없이 강한 양희영(28)은 'US여자오픈의 강자'로 꼽힌다. 우승은 없지만 최근 3년간 US여자오픈 기록이 가장 좋다. 그는 2014년 4위를 시작으로 2015년 준우승, 2016년 공동 3위를 차지하며 모두 톱5에 들었다. 2012년에도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양희영은 14일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72회 US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맹타를 휘둘렀다. 6언더파 단독 선두인 펑샨샨(중국)에 1타 뒤진 단독 2위에 올랐다.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양희영은 US여자오픈 강세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다.

초반에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꾸며 이븐파로 전반을 마쳤다. 10번 홀의 버디가 전환점이 됐다. 양희영은 “내리막에 슬라이스가 꽤 심한 퍼트였다. 5m 거리였는데 너무 세게 친 느낌이라 ‘아이구 큰일났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퍼트가 들어가면서 좋은 모멘텀이 됐다”고 설명했다.

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양희영은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14, 15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낚았다. 특히 파3 14번 홀에서 10m 거리의 버디 퍼트도 집어넣었다. 퍼트감이 살아난 양희영은 마지막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5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그린 적중률이 72.2%로 준수했고, 퍼트가 26개로 적었다.

양희영은 US여자오픈에서 자기만의 공략법을 갖고 있다. 그린이 까다롭고 코스가 어렵기 때문에 핀을 바로 공략하기보다 안전한 공략을 택한다. 공격적으로 핀을 겨냥하다 보면 그린을 넘길 수도 있어 오히려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린이 어렵기 때문에 공격적인 것보다 평평한 곳에 공을 올린다는 마음으로 그린을 공략해다. 이런 공략 방법이 실수를 줄이는 이유가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양희영은 이날 핀 위치가 어떠했는지 잘 모를 정도로 가야하는 방향만을 겨낭한 채 샷을 구사했다.

양희영은 이날 가장 좋았던 요소를 퍼터로 꼽았다. 그는 “새벽에 나왔는데 너무 더워서 연습을 하면서 땀을 너무 많이 뺐다. 중간에 살짝 힘들다는 느낌도 있었다”며 “후반 들어 정말 잘 풀린 것 같다. 전반에는 사실 퍼터가 안 됐지만 후반 들어 퍼터가 가장 잘 됐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 성적이 매년 빼어나다보니 해외 언론들도 양희영에게 그 비결을 집중적으로 물어보기도 했다. 양희영은 “일반 대회처럼 연습을 똑 같이 준비하고 최선을 다한다. 저도 그 비결을 잘 모르겠지만 코스가 어려워서 그런지 집중을 잘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은 라운드에서도 같은 공략법으로 코스를 요리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US여자오픈은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다. 골프는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더군다나 어려운 코스에서는 더 그렇다”며 “안 될 때도 잘 될 때도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고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응가쟁이'라고 적힌 양희영의 볼마커는 백규정이 선물로 줬다고 한다.

양희영은 귀여운 볼마커도 공개했다. 모자에는 ‘응가쟁이’라고 적힌 볼마커가 선명히 빛났다. 양희영은 “백규정 선수가 선물해준 볼마커다. 화장실 자주 가는 편이라 언젠가부터 규정이가 응가쟁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며 “사실 장이 좋은 편이 아니다”고 고백했다.

유소연과 리디아 고가 나란히 4언더파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유소연은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좋은 컨디션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김세영과 아마추어 최혜진이 3언더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재미동포 미셸 위는 담에 걸려 고개를 제대로 숙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라운드를 마쳤다. 미셸 위는 1오버파 공동 65위권이다.

2015년 대회 우승자 전인지도 2언더파로 이미림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JTBC골프는 대회 1~4라운드 매일 오전 3시부터 생중계한다.

베드민스터=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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