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노무라, 연장 6번째 홀에서 마침표 통산 3승

김두용 기자2017.05.01 오전 8:20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노무라 하루가 1일 LPGA투어 발룬티어스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 프리젠티드 바이 JTBC에서 연장 승부 끝에 크리스티 커를 따돌리고 통산 3승째를 챙겼다.

재일동포 노무라 하루(25)가 숨 막히는 연장 끝에 통산 3승째를 챙겼다.

노무라 하루는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주 어빙 라스 콜리나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발룬티어스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 프리젠티드 바이 JTBC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 여섯 번째 홀까지 가는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노무라는 파5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다섯 번째 홀까지 버디를 뽑지 못하고 파에 그쳤다. 여섯 번째 홀에서 페어웨이 우드로 시도한 세컨드 샷을 그대로 그린에 올리며 승기를 잡았다. 4.5m 거리에서 시도한 이글 퍼트가 홀 앞에 멈춰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가볍게 탭인 버디에 성공했다. 커는 세컨드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고, 3.5m 버디 퍼트를 놓쳐 준우승에 머물렀다. 노무라는 2016년 스윙잉 스커츠 대회 이후 1년 만에 LPGA투어 통산 3승째를 챙겼다.

반면 통산 20승째를 노렸던 커는 롯데 챔피언십에 이은 2개 대회 연속 우승 기회도 놓쳤다. 텍사스 슛아웃은 올 시즌 우승 스코어가 가장 높은 대회로 기록됐다.

강풍으로 인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 언더파 우승 스코어가 나왔다. 이번 대회 전까지 가장 높았던 우승 스코어는 호주여자오픈 챔피언 장하나의 10언더파였다.

노무라는 올 시즌 초반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그는 시즌 첫 출전 대회였던 호주여자오픈에서 3위를 차지하며 상쾌한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후 컷은 꾸준히 통과했지만 가장 좋은 성적이 기아 클래식 공동 35위였다. 시즌 평균 그린 적중률이 62.9%로 떨어져 좋은 경기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바람 부는 컨디션을 좋아하는 노무라는 텍사스 슛아웃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2위에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노무라는 경쟁자들의 부진으로 여유롭게 앞서 나갔다. 2번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6번 홀에서 버디를 솎아내며 전반을 8언더파로 마쳤다. 챔피언 조에서 노무라와 함께 플레이 했던 아마추어 성은정은 전반에만 보기 5개로 5타를 잃고 선두 경쟁에서 멀어졌다. 또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박인비도 더블 보기 1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잃어 노무라는 2위 그룹에 5타 차 선두로 넉넉하게 앞서 나갔다.

하지만 최대 초속 17m의 강풍이 몰아친 코스는 변수가 많았다. 강한 바람과 함께 스코어보드도 요동 쳤다. 바람을 좋아하는 노무라조차도 거센 바람과 싸움에 서서히 지치는 모습이었다. 10번, 11번 홀 연속 보기를 적은 노무라는 14번 홀에서도 2m 파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범했다. 커와 타수 차는 2타로 좁혀졌다.

노무라의 플레이는 점점 위축됐고, 아이언과 칩샷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노무라는 16번 홀에서 그린을 놓쳐 다시 보기를 적었다. 반면 커가 가장 어렵게 플레이되는 17번 홀에서 2.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둘의 타수는 순식간에 1타로 줄었다. 노무라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지고 근심이 드리워졌다. 게다가 노무라는 가장 어려운 홀인 17번 홀을 남겨두고 있었다. 17번 홀은 3라운드에서 더블 보기를 적었던 홀이기도 했다.

파3 홀이지만 평균 4.17타로 플레이 됐던 17번 홀은 만만치 않았다. 151야드지만 우측에 워터해저드가 있고, 내리막에 있는 그린을 넘기면 해저드에 빠질 수 있는 등 위험 요소가 가득한 홀이었다. 3라운드 악몽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던 노무라는 뒤땅을 치고 말았다. 이로 인해 턱없이 짧았다. 핀까지 40야드가 족히 남았다. 두 번째 칩샷은 길어서 그린을 넘어갔다. 다행히 워터 해저드 앞에서 멈췄지만 해저드 라인 안에 공이 놓였다.

연이은 실수로 위축된 노무라는 세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그린 턱을 넘지 못하고 다시 공이 내려 왔다. 네 번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지만 핀까지 4m가 남았다. 트리플 보기 위기 상황이었다. 2퍼트를 한다면 우승 기회조차 사라지는 위기였다. 노무라는 더블 보기 퍼트를 넣으며 기사회생했다.

파5 18번 홀은 평균 타수 4.70타로 이 코스에서 가장 쉽게 플레이되는 홀이었다. 전세가 뒤바뀌어 이제 커가 1타 앞선 상황이었다. 티샷이 우측으로 밀린 커는 버디를 낚지 못했다. 노무라는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에 보냈고,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핀까지 거리는 2.5m로 성공하면 연장 승부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퍼트가 좋은 노무라는 버디를 성공시키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 선수 중에는 박성현이 이븐파 4위로 성적이 가장 좋았다. 지은희는 1오버파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이날 단 2명의 선수만 언더파를 칠 정도로 난이도가 어려웠다. 그중 한 명이 지은희였다. 지은희는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엮었다.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낚은 양희영은 데일리 베스트를 적었고, 최종 2오버파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로 출발했던 박인비는 9타를 잃고 3오버파 공동 13위까지 떨어졌다. 박인비는 올 시즌 처음으로 80대 타수를 기록했다. 성은정은 마지막 조의 중압감과 바람이라는 이중고를 이겨내지 못해 무려 15타를 잃었다. 최종 9오버파 공동 40위까지 순위가 급락했다. 성은정의 최종일 86타는 컷을 통과한 선수 중 최하위인 53위에 머무른 안젤라 스탠포드(미국)의 89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스코어였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