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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신인상 연설보다 최저타수상 퍼트 더 떨려"

김두용 기자2016.11.21 오전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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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번 홀 버디 퍼트가 최저타수상을 결정 짓는 중요한 퍼트인 것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 [네이플스=김두용 기자]


“신인상 연설보다 최저타수상이 걸린 마지막 홀 버디 퍼트가 더 떨렸다.”

전인지가 긴장됐던 마지막 홀 버디 퍼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전인지는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리디아 고를 따돌리고 최저타수상을 차지했다. 17번 홀까지 평균 타수가 뒤졌지만 마지막 홀 2.5m 버디를 낚으면서 리디아 고를 제쳤다. 13언더파의 전인지는 69.583타, 11언더파의 리디아 고는 69.596타였다. 0.13타 차로 박빙이었다.

전인지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유명한 선수 옆에 이름을 올리게 돼 대단히 영광이다. 최저타수상이 또 다른 도전을 가져다줄 것 같다”며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해서 전설에 버금가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반에는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1번 홀에서 3m 버디를 잡으며 상쾌하게 출발했지만 3번 홀에서 큰 실수가 나왔다. 티샷이 당겨져 왼쪽 나무 밑으로 들어갔다. 간신히 공을 페어웨이에 빼낸 뒤 그린을 공략했다. 하지만 세 번째 샷은 또 다시 우측 숲으로 쏠렸다. 결국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3m 거리의 보기 퍼트를 놓쳐 더블 보기를 적었다. 전인지는 “3번 홀에서 정말 생각지 않은 실수가 나왔다. 더블 보기를 한 뒤에도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전인지는 경기 전 티박스에서 최저타수상 경쟁자인 리디아 고와 서로 파이팅을 하며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둘 다 전반 흐름이 좋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전인지와 리디아 고는 하이파이브를 하며 멋진 후반 라운드를 다짐했다. 전인지는 “리디아가 10번 홀부터 굉장히 멋진 버디를 성공시켰다. 상대 선수가 잘 하는 것은 제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17번과 18번 홀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18번 홀 버디 퍼트의 압박감을 엄청났다. 그는 “사실 이 경쟁에 워낙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버디 퍼트가 최저타수상과 연결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정말 엄청난 중압감을 갖고 퍼트를 했고 도전적인 퍼트였다”고 고백했다.

전인지는 LPGA투어에서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신인왕과 베어트로피 2관왕에 성공했다. ‘어느 상이 더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인지는 “둘 다 엄청난 상이라 비교를 할 수 없다. 둘 다 정말 큰 상”이라고 답했다.

전인지는 리디아 고에게 식사 대접을 약속하며 훈훈한 모습도 보여줬다. 그는 “시즌 후 대학 동문 모임을 하려고 했다. 리디아 고가 ‘언니가 베어트로피를 탔으니 밥을 사야 겠다’고 말했는데 기분 좋은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리디아 고가 진심으로 축하해줘서 행복하다. 올해 정말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받았다.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네이플스=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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