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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팀 "한국팀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아"

김두용 기자2016.07.21 오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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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14년 1회 인터내셔널 크라운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에 져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사진 LPGA]

한국과 미국은 올해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시드 1, 2번을 나눠 가졌다. 2014년 첫 대회에서는 미국이 1번, 한국이 2번이었는데 이번에는 전세가 뒤바뀌었다. 그래도 세계랭킹 순위로 선발된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과 미국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앞선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국과 미국은 리우 올림픽에도 가장 많은 선수를 보낸다. 한국이 박인비, 김세영, 양희영, 전인지 등 4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은 렉시 톰슨, 스테이시 루이스, 제리나 필러 등 3명을 출전시킨다. 여자골프 종목에서 3명 이상의 팀을 꾸린 건 한국과 미국 뿐이다.

골프팬은 물론이고 언론도 골프 강국인 한국과 미국의 대결에 관심을 드러낸다. 2014년 한국과 미국의 인터내셔널 크라운 플레이오프는 높은 시청률을 찍으며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올해도 두 팀은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미국은 홈 이점까지 등에 업고 플레이를 한다.

그렇지만 한국과 미국은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하진 않는다. 2년 전 플레이오프에 톰슨과 함께 출격해 패했던 크리스티 커는 “세계랭킹 순위로 따지자면 단지 상위 랭커의 숫자를 늘리는 것과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이 세계랭킹 10위 안에 5명이 포진된 반면 미국은 2명에 불과하다. 톱20으로 확대해도 한국이 9명, 미국은 4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커는 세계랭킹으로 인한 라이벌 형성 자체에 동의하지 않았다.

스테이시 루이스는 한국을 존중하되 라이벌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라이벌 감정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가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거나 무언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여기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의 두터운 선수층에 대한 부러움은 드러냈다. 그는 “박인비가 빠져도 훌륭한 선수들로 채워지는 게 한국 팀이다. 잘 하는 선수들이 많고 옵션이 다양하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골프는 개인 종목이라 국가 간 라이벌 의식은 그리 크지 않다. 선수들은 각자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한미 양국의 라이벌 관계는 언론이 부추긴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한국과 미국의 대결은 관심을 끈다. LPGA 투어에 70명의 미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한국은 34명이다. 하지만 LPGA 투어 승수는 한국이 미국보다 앞선다. 올해는 한국이 6승, 미국이 2승을 수확하고 있다. 2015년에는 한국 15승, 미국 7승으로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미국은 2014년 시즌에 한국보다 시즌 승수가 앞섰다. 루이스가 맹활약한 그해에 미국은 13승, 한국은 10승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2년간 미국 선수들의 기세가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한국자매들의 라이벌은 미국이 아닌 한국계 선수들이 되고 있다. 올해 한국계 선수들의 승수만 해도 7승에 달한다. 올림픽에서도 리디아 고, 이민지, 노무라 하루 등 한국계 선수들의 태극낭자의 메달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과 미국이 최종일 우승컵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장면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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