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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춤한 우승 레이스, 에이스가 없다

김두용 기자2016.06.14 오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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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5, 6위인 김세영(왼쪽)과 전인지는 한국의 에이스 임무를 맡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한국 자매들의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우승 레이스가 주춤하다. 신지은의 텍사스 슛아웃 우승 후 최근 5개 대회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한국 자매들의 승수도 5승에서 멈춰 있다.

한국의 2016 시즌 초반 페이스는 좋았다. 개막전 김효주 우승 후 장하나가 연속 우승을 하는 등 첫 6경기에서 무려 4승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이후 주춤했고, 올 시즌 16개 대회에서 5승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승이나 적다. 지난 시즌에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까지 총 8승을 수확했다. 박인비 3승, 김세영 2승 등 한국이 초반 레이스를 주도했다.

올해는 마땅한 에이스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는 박인비가 꾸준히 톱10에 드는 등 우승 경쟁을 펼치며 에이스 임무를 다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속적으로 우승 경쟁력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선수가 없다. 박인비는 허리와 손가락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고, 당분간 재활을 위해 휴식을 취할 전망이다. 박인비는 이번 주 열리는 마이어 클래식 불참을 결정했다.

한국 자매 중 박인비(3위) 다음으로 세계랭킹이 높은 김세영(5위)은 기복이 있는 편이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에이스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김세영은 올 시즌 1승을 포함해 톱10 6번에 들었지만 컷 탈락도 두 차례 했다. 김세영도 “경기의 편차를 줄여야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랭킹 6위 전인지는 준우승을 3번 했지만 아직 우승이 없다. 평균 타수 70.17타로 이 부문 5위를 달리고 있고 일관성 있는 플레이를 하는 편이지만 에이스 역할을 하기에는 피니시 능력이 부족하다. 세계랭킹 8위 양희영이 70.14타로 한국 선수 중 평균 타수가 가장 낮지만 뒷심이 부족하고, 큰 경기에서 여러 차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금랭킹과 레이스 투 글로브, 올해의 선수 등 주요 타이틀 경쟁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김세영이 상금랭킹과 레이스 투 글로브 5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는 장하나가 5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LPGA 투어는 영건들의 기세가 매섭다. 16개 대회에서 23세 이하 선수들이 무려 15승을 싹쓸이하고 있다. 29세의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만이 숍라이트 클래식 우승으로 ‘언니’의 체면을 살렸다. 특히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리디아 고,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투어를 지배하고 있다. 쭈타누깐과 헨더슨은 장타에 정교한 샷까지 갖춰 놀라운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리디아 고는 강철 멘털을 바탕으로 차분한 경기 운영이 돋보이고 퍼트도 가장 잘 한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최근 3개 대회에서는 우승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4위 박희영, 유소연, 이미림은 선두와 4타 차가 났다. 숍라이트 클래식에서는 김인경이 10언더파 6위로 한국 자매 중 성적이 가장 좋았는데 챔피언 노르드크비스트와 무려 7타 차가 났다. 쭈타누깐이 우승한 볼빅 챔피언십에서도 7언더파 공동 6위에 오른 김효주는 선두와 8타 차로 우승 경쟁을 펼치지 못했다.

최근 한국 선수들의 부진으로 리우 올림픽 메달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박인비의 출전이 불투명한 데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대체로 좋은 편이 아니다. 반면 메달 경쟁자들이 무서운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7월 열리는 팀 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라도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한다. 조직력이 중요한 팀 대항전이라 구심점을 잡아줄 에이스가 더욱 필요하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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