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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만 쳤던 제리나 필러의 변신

이지연 기자2016.04.30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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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제리나 필러. 대회장 인근에 사는 필러는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으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제리나 필러(미국)가 미국 여자 골프계의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필러는 3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있는 라스 콜리나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 프리젠티드 바이 JTBC 2라운드에서 10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필러는 LPGA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다. 2011년 투어에 데뷔해 그 해 드라이브 샷 부문 3위(270.78야드)에 올랐다. 그러나 장타만큼 성적은 시원스럽지 못했다. 그 해 14개 대회에 출전해 톱 10 한 번에 그쳤다.

필러는 지난 해까지 톱 10 22번에 들었지만 '장타만 치는 선수'라는 평가를 지우지 못했다. 티잉 그라운드부터 그린 입구까지는 정상급이었지만 그린 위에서 약점을 보이는 선수였다.

그러나 필러는 올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드라이브 샷 8위(271.32야드)로 장타를 치면서 정확도도 좋은 선수가 됐다. 필러의 페어웨이 적중율은 27위(76%), 그린적중율은 23위(72%)다. 지난 해 48위(1.813개)였던 온 그린 시 퍼트 수는 공동 14위(1.774개)로 끌어 올려 퍼트도 잘 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필러의 최근 흐름은 무섭다. 5개 대회에서 네 차례나 톱 10에 들었다. 지난 주 스윙잉 스커츠에서는 우승 경쟁을 하다 공동 3위에 올랐다.

대회가 열리는 텍사스주 어빙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필러는 이번 주에 집과 골프장을 오가며 대회를 치르고 있다. 필러는 "설겆이와 청소 등 집안 일로 연습할 시간이 줄었지만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인 필러는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았다.

필러의 변신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남편 마틴 필러 덕분이다. 남편 마틴은 제리나의 일등 후원자다. 2009년 만난 둘은 2011년 결혼해 부부 골퍼로 활동하고 있다. PGA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5승을 거둔 마틴은 숏게임이 장기인 선수다. 마틴은 지난 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골프장에서 끝난 발레로텍사스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올랐다. 그 주 필러가 스윙잉 스커츠에서 공동 3위를 하면서 부부가 받은 상금만 35만903달러(4억200만원)나 돼 화제를 모았다.

필러는 최근 상승세로 세계랭킹이 20위까지 올랐다. 렉시 톰슨-스테이시 루이스-크리스티 커에 이어 미국 선수 중 네 번째다. 세계랭킹 15위 안에 들면 최대 4명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의 꿈도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다. 필러의 남편 마틴은 "아내의 경기에 물이 올랐다. 아내가 나보다 더 잘 치면 좋겠다. 아내가 투어 활동을 원할 때까지 아이도 갖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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