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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마지막 창립 멤버 매를린의 골프 역정

남화영 기자2023.05.19 오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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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옛 미디어가이드에 나온 매를린 [사진=LPGA]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창립 멤버 13명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매를린 해그 보슬러(Marlene Hagge-Vossler)가 89세로 별세했다.

LPGA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매를린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1950년 LPGA 창립 당시 16세로 최연소 멤버였던 매를린은 LPGA투어에서 40년간 활동하며 통산 26승을 거뒀고 2002년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언니 앨리스 바우어도 LPGA 창립 멤버인데 2002년 별세했다.

매를린은 1955년 밥 헤이그와 결혼해 ‘헤이그’라는 성을 얻었으나 9년 만에 이혼했고, 1995년 프로골퍼 어니 보슬러와 재혼해 현재 이름을 얻었다.

파운더스컵에 왔던 매를린 [사진=LPGA]

투어 프로 출신 부친 데이브 바우어는 골프 교습가로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드라이빙 레인지를 운영했으며, 1940년대 중반에 딸들을 ‘바우어 시스터즈’로 만들어 골프 영재를 통한 홍보 이벤트도 열었다. 따라서 자매는 LPGA투어에 가입하기 전부터 유명세가 있었다.

3살에 골프를 시작한 매를린은 10살에 롱비치 시티보이스주니어에서 우승했고, 각종 대회를 휩쓸었던 천재 골프소녀였다. 1947년엔 13세로 US여자오픈에서 컷 통과한 최연소 선수가 됐다.

1987년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13세에 시티위민스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스코어 카드 뒷면에 '14세 미만 어린이는 코스에 들어갈 수 없다'고 쓰여 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전성기 시절 매를린 [사진=LPGA]

매를린은 LPGA투어를 시작하자마자 홍보 모델로 여겨졌고 투어 가이드북의 표지를 장식했다. 당시 미디어들은 LPGA 발족 이후로 바우어 자매를 LPGA의 글래머걸로 평가했다. 금발에 파란 눈, 비율 좋은 몸매 등 외모로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첫번째 여성 골퍼가 바로 매를린이었다.

LPGA투어 첫 우승은 3년째인 1952년 사라코타오픈이었고 1956년엔 8승을 거두면서 상금왕에 올랐다. 하지만 당시 여성이 골프를 스포츠로 하거나 직업으로 한다는 건 극히 희박했다. 그래서 연습을 할 때나 시합에 참여해도 골프 팀의 나이든 남자들과 겨뤄야 했다.

투어 활동기의 매를린 [사진=LPGA]


매를린은 "아버지는 항상 우리에게 일을 잘 처리하고 올바른 관점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가르치셨다"면서 "투어를 4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골프가 최고가 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골프 외의 활동도 충분히 하면서 골프에 매몰되지 않는 삶을 살았던 것이 오랜 기간 투어 생활을 즐겼던 이유였다.

몰리 마르쿠 사만 LPGA투어 커미셔너는 "매를린은 열정 넘치고 감동을 주는 선수로 LPGA와 여성 골프, 여성 스포츠 전반에 기여한 점을 감사드린다"면서 "LPGA는 계속 성장하고 번영해 그의 정신을 기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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