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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만에 톱10 도전' 스피스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김현지 기자2021.02.06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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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스피스.

조던 스피스(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오랜만에 톱10에 도전한다.

조던 스피스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었다. 한 때 세계 랭킹 1위로 군림하며 타이거 우즈(미국)의 뒤를 이을 차세대 황제라 불리던 그는 갑작스레 슬럼프에 빠졌다. 2017년까지 메이저 대회 3승을 포함해 통산 11승을 쓸어담았는데, 그해 7월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 우승에서 시즌 3승을 마지막으로 갑작스레 우승이 끊겼다. 2018년에는 3위 2회, 2019년에는 3위 1회를 기록했는데, 2020년에는 톱5 기록마저 없다. 최고 성적이 PGA 투어 CJ컵@나인브릿지 공동 8위다.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마지막 우승 이후 스피스가 톱10으로 출발하기만 하면 '스피스가 돌아왔나?'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스피스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세계 랭킹은 92위까지 하락했다. 올 시즌에는 벌써 7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이 중 컷탈락만 4번이다. 최고 성적은 CJ컵@섀도우 크릭에서 기록한 공동 38위다. 최근에는 타이거 우즈의 스승으로 유명세를 탄 이름난 교습가 부치 하먼(미국)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는데, 나아지는 듯 했지만 지난주 치러진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컷탈락하며 다시 주춤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다르다. 2일 연속 꾸준히 4타씩을 줄이고 있다. 대회 첫날은 퍼트가 주효했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14.29%에 불과했고, 그린 적중률은 61.11%로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퍼팅 이득타수가 3.811타로 퍼트에서 이득을 보면서 타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2라운드에서는 갑자기 샷 정확도가 월등히 좋아졌다.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316.8야드로 전날보다 평균 7야드 이상 멀리쳤는데, 페어웨이 적중률이 무려 71.43%다. 그린 적중률도 88.89%로 좋아졌다. 퍼팅 이득타수는 -0.241타였지만 이역시도 크게 나쁜 수치는 아니다. 정확도 높은 장타를 선보인 스피스는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로 안정적인 경기를 했다. 중간합계 8언더파로 선두와는 4타 차 공동 8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톱10으로 경기를 마친다면 지난해 6월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서 기록한 공동 10위 이후 8개월 만에 톱10 진입이다.

2라운드 경기 내용을 보면 톱10 진입 가능성이 충분하다. 스피스는 대회 2라운드에서 14개의 페어웨이 중 10개의 페어웨이를 지켰다. PGA투어에 따르면 스피스가 한 라운드에서 두자리수 페어웨이를 지키고, 최소 16개의 그린을 적중시킨 것은 데뷔 이후를 통틀어 이번이 20번째다. 그만큼 이번 라운드에서 샷 정확도에 물이 올랐다는 것이다. 스피스는 샷감이 좋았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수를 많이 줄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미국 골프 채널에 따르면 그는 "6~7언더파를 치는 날 처럼 느껴졌다. 오랜만에 4언더파를 쳤는데, 4언더파를 치고 실망하기는 처음이다. 그래도 좋은 징조다"라고 했다.

2017년 이후 스피스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도 역시나 '이제 돌아왔나?'다. 스피스는 아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오래전보다는 자신감이 많이 높아진 상태지만, 확실한 것은 여전히 100% 자신있지는 않다"고 하며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다시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고, 나 자신을 찾고 싶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만족하고 있다. 역경을 이겨내고 극복하는 데 내 예상보다는 확실히 더 오래걸리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확실히 있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자신있다"고 했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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