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프레지던츠컵 17년간 이어진 미국 우위, 라이더컵은 어땠을까.

김지한 기자2022.09.26 오후 4:43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2022 프레지던츠컵에서 우승한 미국 팀 선수들과 임원.

2022 프레지던츠컵이 끝났다. 김주형의 등장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뜨거웠던 대회를 보냈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건 '이번에도' 미국 팀이었다. 조던 스피스가 5전 전승, 맥스 호마가 4전 전승을 거둬 활약한 미국은 인터내셔널 팀에 17.5-12.5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05년 이후 9회 연속 우승, 역대 전적에서도 미국이 12승1무1패로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미국의 우세는 예상됐다. 그동안 미국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 팀이 승리 혹은 무승부를 거둔 적이 없었다. 전력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를 비롯해 저스틴 토마스, 잰더 쇼플리, 콜린 모리카와 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맹활약중인 골퍼들이 대거 가세했다. 반면 인터내셔널 팀은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골퍼가 16위였던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였을 만큼 전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디 오픈 우승 등으로 세계 2위까지 올라섰던 캐머런 스미스(호주)가 최근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로 합류하면서 프레지던츠컵에 나서지 못한 변수도 있었다.

통상 인터내셔널 팀은 북미,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서로 다른 국적과 환경 탓에 서로 호흡을 맞추는 게 미국 팀에 비해 불리한 측면이 많다. 프레지던츠컵에서 두 팀 간의 전력 차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나름대로 있어왔다. 2015년 한국 인천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선 경기 수를 조금 줄이고, 싱글 매치플레이의 연장전을 폐지하는 진전도 이뤘다. 경기 수 축소를 주장해온 인터내셔널 팀의 의견을 PGA 투어에서 받아들였던 셈이다.

이후 2015년 대회에서 15.5-14.5, 2019년 대회에서 16-14 등 두 팀의 차이가 좁혔던 적이 있었지만, 마지막에 웃었던 건 언제나 미국 팀이었다. 이번 프레지던츠컵에도 '예상됐던 결과'가 나왔고, 미국의 '절대 우위'는 이어졌다.

프레지던츠컵보다 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과 유럽의 대항전, 라이더컵은 어땠을까. 1927년부터 미국과 영국의 골프 대항전으로 시작한 라이더컵은 1~4회 대회까진 2승2패로 팽팽하게 맞서다 5회 대회부터 7회 연속 미국 팀이 우승했다. 이어 1959년부터 1983년까지 영국, 영국-아일랜드 연합 팀, 유럽 팀을 상대하면서 미국이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1969년에만 한 차례 비겼을 뿐 이 기간동안 미국이 12승1무로 절대 우위를 가져갔다.


라이더컵. [사진 Gettyimages]

그나마 1980년대 이후 기량 좋은 유럽 선수들이 하나둘씩 나오면서 양 팀의 전력이 엇비슷해졌다. 그리고 2000년 이후에 열린 라이더컵에선 유럽이 오히려 7승3패로 미국에 앞서는 성적을 냈다. 승부가 팽팽해지면서, 양 팀 간의 기싸움도 더 대단해졌고, 흥행 주목도 많이 받았다.

라이더컵의 경우를 보듯, 프레지던츠컵이 좀 더 재미있어지려면 미국과 인터내셔널 팀의 간격이 더 좁혀져야 한다. 제도적인 혁신이 없다면, 그만큼 글로벌하게 새로운 스타들이 나오는 방법 뿐이다. 그나마 이번 대회에서 희망은 있었다. 이번 프레지던츠컵에 나선 한국 선수 4명은 저마다 개성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 선전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3승을 거둔 김시우,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인 김주형 등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인터내셔널 팀 멤버들이었다. 인터내셔널 팀의 새로운 희망을 비출 수 있는 중심에 한국 선수들이 있다는 사실은 한국 남자 골프엔 분명 뜻 깊은 일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