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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할 생각도 있어" 황율린, 벼랑 끝에서 단독 2위 출발

김현지 기자2020.10.29 오후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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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율린[사진=KLPGA]

벼랑 끝에 선 황율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에서 단독 2위로 출발했다.

황율린은 29일 제주도 서귀포 핀크스골프클럽 동-서코스(파72)에서 열린 2020시즌 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버디 1개를 기록했다. 6언더파 66타를 작성한 황율린은 단독 선두 김유빈에 1타 차 2위다.

4번 홀(파5)에서 이번 대회 첫 이글을 낚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황율린은 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 홀에서 3타를 줄였다.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5)에서 버디로 흐름을 이어간 황율린은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솎아냈고, 15번 홀(파4)과 16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로 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러던 중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흐름이 끊겼다. 18번 홀(파4)에서도 위기는 이어졌다. 세컨드 샷이 짧아 그린 앞을 가로지르는 워터해저드에 빠질 뻔 했다. 황율린은 안정적인 어프로치로 위기에서 빠져나와 파로 홀아웃했다.

경기를 마친 황율린은 "실수도 있었지만, 좋은 샷도 많았다.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다. 좋은 스코어 낸 것 같아 만족한다"고 하며 "이글이 나오면서 타수를 벌어놓은 덕에 심리적으로 안정이 됐다. 좋은 흐름을 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황율린의 이글은 이번 대회 첫 이글이자, 1라운드에서 기록된 유일한 이글이다. 황율린은 이글 상황에 대해 "티 샷을 잘 쳤다. 세컨드 샷이 우측 세미러프와 비슷한 길이의 페어웨이 66미터 지점에 있었다"고 하며 "58도웨지로 자신있게 쳤는데 핀 방향으로 가길래 '붙어라'라고 했는데. 그게 바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대회 첫 날 맹활약했지만, 올 시즌 전반적으로 좋은 편은 아니다. 황율린은 올 시즌 14개 대회에 출전해 5차례 컷 탈락했다. 최고 성적은 BC 카트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기록한 공동 26위다. 이렇다 할 활약이 없는 만큼 상금 순위는 67위에 그쳤다. 올 시즌 남은 대회는 이 대회를 포함해 3개 뿐이다. 최종전인 SK텔레콤-ADT 캡스 챔피언십까지 상금 순위를 60위 이내로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정규투어 시드를 잃게 된다.

2014년에 투어에 데뷔한 황율린은 올해로 7년 차다. 상금 순위 59위를 기록해 턱걸이로 시드를 유지했던 2019년을 제외하고는 매번 시드전에 나섰다. 올해 역시 최악의 경우 시드전까지 준비해야하는 상황이지만 황율린의 머릿속에 시드전은 없다. 황율린은 "시드전은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이 갔는데, 일단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하며 "좋은 성적이 나서 상금순위가 위로 올라가면 내년 시즌도 열심히 하겠지만, 만약 60위 이내에 들지 못해 시드전을 가야 한다면, 시드전을 안 갈 생각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즉, 이번 시즌 정규 투어에서 시드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은퇴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율린은 "남은 대회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안되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며 "만약 은퇴를 한다면 일단 학교를 졸업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내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몰라서, 일단 많이 해봐야 할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느냐, 은퇴 후 새로운 출발을 하느냐'는 이번 대회를 포함한 3개 대회의 결과에 달려있다. 벼랑 끝, 혹은 선택의 기로에 선 황율린은 일단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황율린은 "모든 대회를 잘 하고 싶은 욕심으로 나온다"라고 하며 "좋은 흐름을 만들었으니, 이대로 가다 보면 자신감이 조금 더 붙어 좋은 결과 나올 거라 생각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대회 1라운드에서는 루키 김유빈이 버디만 7개를 솎아내며 7언더파 단독 선두로 질주했다. 뒤를 이어 임희정이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단독 3위로 순항했다. 제주에서 강한 루키 유해란을 필두로 조정민과 이가영, 김민선5, 황정미 등이 4언더파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했다. 타이틀 방어전에서 시즌 첫 승을 노리는 최혜진은 18번 홀(파4)에서 트리블 보기를 기록하며 발목이 잡혔고, 2언더파 공동 14위로 출발했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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