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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 불구 PGA투어 진출꿈 구체화 한 K-영건즈

장강훈 기자2021.10.18 오후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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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이 더 서밋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더CJ컵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결국은 담력 싸움이다. 낯선 환경, 익숙하지 않은 언어, 선망의 대상들이 즐비한 무대에서는 누가 더 자신을 믿고 평정심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멘탈이 경기력을 크게 좌우하는 골프 종목 특성상 이른바 ‘빅리그’ 연착륙에 성공하려면,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이 필요하다.

18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더 서밋클럽(파72, 7431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앳 서밋(총상금 975만달러, CJ컵)에는 미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대거 경험을 쌓았다.

최종라운드에서 8타를 줄여 20언더파 공동 9위를 차지한 임성재(23)와 17언더파 공동 25위에 오른 이경훈(30, 이상 CJ대한통운) 등 PGA투어 선수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지만, 2라운드까지 공동 2위를 달리며 깜짝 활약한 김성현(23) 등 코리안투어 선수들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CJ컵을 통해 PGA투어 경험을 쌓고 있는 이재경. 사진=게티이미지.

이번 대회를 통해 PGA투어 진출의 꿈을 더 구체화한 한국선수들은 한결 같이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면서도 “더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16언더파 272타 공동 32위로 선전한 김성현은 “(3라운드를 챔피언조에서 치를 때)압박감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쉽지 않았다. 마음대로 샷도 안되고, 퍼터도 안돼서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을 자꾸 접하다보면 더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리적 압박을 극복하지 못한 게 2라운드 공동 2위를 지키지 못한 원인이라는 풀이다.

첫날 69타를 적었지만 나머지 사흘 동안 70대 타수를 기록한 이재경은 “PGA투어 선수들은 똑같이 치는데 기술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큰 실수도 없고, 실수를 해도 금방 극복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라며 “환경도 좋고, 이런 무대에서 뛴다면 실력이 더 좋아질 것 같아 꼭 밟아보고 싶은 무대”라고 강조했다.

김민규 역시 “대회 시작 전에는 PGA투어 선수들과 기량차가 크게 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경기를 해보니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안정적인 샷에 어프로치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다는 것을 느꼈고, 이들이 어떻게 어려운 상황을 대처하는지도 배웠다”고 말했다.


PGA투어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김민규. 사진=게티이미지.

세계 수준의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하려면 일단 그에 걸맞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 기술은 부단한 훈련으로 가다듬어 경험으로 완성해야 한다. 훈련 환경에서부터 차이가 크기 때문에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PGA투어 연착륙에 성공하려면 제반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잔디 타석을 보유한 드라이빙 레인지는 손에 꼽을 정도인 코리안투어 대회장 여건을 고려하면, 선수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도 정상급 PGA투어 선수를 배출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남는다.

후원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코리안투어 시장 환경도 PGA투어 진출을 바라는 코리안투어 선수들에게는 걸림돌 중 하나다. 꽤 많은 선수가 한국보다 여건이 좋은 일본을 거쳐 PGA투어에 진출하거나, 퀄리파잉 테스트를 통해 콘페리투어부터 실력을 다져나가겠다고 구상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래도 CJ컵을 통해 PGA투어에서의 경쟁력과 보완점을 확인한 코리안투어 영건들은 꿈을 놓지 않았다. 이들은 “차근차근 준비해서 꼭 도전하겠다”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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