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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감성 STORY> 골프장 “2030 MZ세대 물렀거라, 10대가 나가신다”

기자2022.06.29 오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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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종현]

-BTS 골프 유투브 영상보고 10대들 골프입문 열풍 이어져.

누구에게나 우상은 있다. 그 우상엔 닮고 싶은 것, 존경하고 싶은 것이 내포돼 있다. 그렇기에 나만의 우상이 하는 것은 모두 해보고 싶고 가본 곳도 다 따라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지금 이 시대에 전 세계 청년문화를 대변하는 우상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바로 이 친구들을 말할 것이다.


아이돌그룹 BTS. [사진 이종현]

바로 “나를 사랑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유엔본부에서 남긴 BTS일 것이다. BTS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젊은 층에게 청년문화를 공감, 공유하는 초문화적 리더이다. BTS의 말과 행동, 그들이 먹는 것과 입는 것이 문화가 되고 동경이 된다. 이들이 주는 강력한 메시지는 청소년에겐 꿈이고 희망이다. 그리고 불균형, 불균등, 불확실성을 깨트리는 힘이기도 하다.

그런 BTS가 너무 쉼 없이 달려왔음을 토로했다. 예술이란, 창작 작업도 중요하지만 준비 작업도 중요하다. 창의를 잉태하기 위해서는 분명 정지된 시간이 필요하다. 멈춰있는 풍경, 바람, 햇살, 물소리를 들으면서 나의 정신과 몸을 깨워야 한다. 그들이 힘들었음을 말 할 때 모든 사람들이 끄덕였다. 정말 쉼 없이 달려온 그들에게 ‘정지된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 했다.

하완이라는 작가가 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책이 생각났다. 가끔은 다운 쉬프트하면서 천천히 풍경도 보고 꼼지락거리는 애벌레도 보면서 나비로 변태할 것이라는 상상도 여유롭게 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BTS 진, 뷔, 지민 등이 올린 골프 영상이 화제다. 공연이 아닌 골프드라이빙레인지서의 여유로운 스윙에 박수를 보낸다. 미국의 어느 골프장에서 샷 한 드라이버 스윙이 완벽하지 않아도 그냥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은 행복해 한다. 아니 바쁜 공연 스케줄을 피해 자연 속에서 진정한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국내 강원도 A골프장에서 BTS 멤버가 라운드 하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경기도 여주에 소재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했다. 이외에도 국내 몇몇 골프장에 BTS가 라운드를 하자 갑자기 젊은10대들 사이에서 골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5060세대의 전유물이었던 골프가 2030 MZ세대 유입으로 이어지면서 40대 이하 골퍼가 국내 골퍼가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스트리밍세대들의 이상향인 2030골퍼들의 ‘좋은 것’, ‘누릴 것’, ‘멋지게 쓸 곳’이 바로 골프장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SNS에서 보여줄 수 있는 패션공간으로 골프장 풍경이 적격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열광했고 비싸도 골프장에서 나만의 특별한 소비를 실행했다.


[사진 이종현]

하지만 골프장들은 이들의 소비욕구를 이용해 상식을 넘는 살인적 가격으로 올리고 있다. 살인행위이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 10대 청소년 골퍼가 크게 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나의 우상이 하는 골프에 대해 알아보기,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서울 시내 골프연습장과 골프아카데미에 알아보니 요즘 10대 골퍼들이 취미로 골프를 많이 시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순전히 BTS 뷔, 진, 지민의 골프 동영상이 가져온 나비효과이다. 예전 10대 골퍼들은 대부분 선수가 되기 위해 배웠다. 하지만 지금은 전적으로 취미 골프를 위해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15살 된 여학생을 만나 골프를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BTS 오빠들의 골프 스윙이 멋져보였고 같은 취미를 함께 하고 싶어서 아빠를 졸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꿈이 있다면 골프를 하다보면 언젠가는 골프장에서 BTS를만나지 않겠냐는 것이다.

2030 MZ세대에 이어 10대 골프 인구 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골프계의 행복한 고민이다. 하지만 저 어린 선수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볼까 심히 걱정스럽다. 2013년 BTS가 데뷔 당시 “너의 꿈이 뭐니?”로 가수 활동을 한 것처럼 국내 골프장들도 2030, 10대의 꿈을 깨지 않기를 바라본다.



⚫이종현 시인은…
골프전문기자 겸 칼럼니스트.
‘매혹, 골프라는’ 외에 골프 서적 10여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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