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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야디지 북, 어떤 비밀이 숨어있길래?[현장스케치]

장강훈 기자2021.10.05 오전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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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가 퍼팅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KLPGA

“1m 단위로 세밀하게 구분하더라고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윤석민(25)은 야디지 북을 처음 접한 소감을 짧은 한 마디로 남겼다. 프로 선수, 특히 1부 투어를 뛰는 정상급 선수들의 정교함에 새삼 놀랐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골프 중계를 보면 선수들이 샷을 하기 전 뒷주머니에서 얇은 수첩 하나를 꺼내 신중하게 쳐다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티 샷 전에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린을 공략하기 전 특히 집중해 야디지 북을 본다.

‘루키’ 송가은(21, MG새마을음고)의 우승으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야디지 북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살펴봤다. 세계 톱랭커이자 정교한 퍼트를 자랑하는 세계랭킹 7위 이민지(25, 하나금융그룹)에게 양해를 구해 야지디 북 활용법을 들었다.


이민지의 캐디가 야지디 북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장강훈기자

야디지 북은 대회 코스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일종의 지도다. 스프링쿨러 위치나 벙커 등 페어웨이 주변 장애물 등이 거리와 함께 표기돼 있다. 이민지는 “페어웨이에 있는 거리는 그린 앞까지”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야디지 북에는 그린을 조금 더 세밀하게 그려 놓았다. 거리와 볼이 흐르는 방향을 표기한 커다란 지도가 하나 있고, 그 아래 브레이크와 그린 스피드 등을 표기한 정밀 지도가 붙어 있다.

윤석민이 “1m 단위로 잘라 공략법을 선택한다”고 말 한 건 야디지 북에 있는 그린 지도를 뜻한 것이다. 그린은 크기와 마운드 등을 표시한 것과, 1m 단위로 나눈 모눈종이에 볼이 흐르는 방향과 속도를 표기한 두 종류가 있다.

이민지는 “연습 라운드 할 때 야디지 북에 표시되지 않은 작은 브레이크들,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른 구름 등을 체크 해둔다”고 설명했다. 이민지는 라운드 전 경기운영위원회가 배포하는 핀 위치를 모눈종이에 펜으로 표시하고, 그린 입구에서부터 거리를 추가로 적어 둔다.

페어웨이에 표시된 거리는 그린 입구까지이기 때문에 핀 위치를 더해야 정확한 거리가 나온다. 1m 단위로 구분할 수 있으니, 바람과 그린까지의 높낮이, 볼이 흐르는 방향과 속도 등을 고려해 클럽을 선택할 수 있다. 그만큼 정교하게 제작된, 홀까지의 내비게이션이었던 셈이다.

리디아 고(24, PXG)가 대회 1라운드 티샷 직전 야디지 북이 사라진 줄 알고 크게 당황한 이유를 이해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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