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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엔트리 확정, 도전 받는 입장 된 한국 여자 골프

김지한 기자2021.06.29 오전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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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여자 골프 금메달을 땄던 박인비.

고진영(26), 박인비(33), 김세영(28), 김효주(26).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에 나설 한국 선수들이 확정됐다. 그러나 분위기가 마냥 밝지만은 않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전력 상승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28일(한국시간) 끝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여자PGA 챔피언십에서 넬리 코다(미국)가 합계 19언더파로 우승했다. 한국 선수 중에선 김효주가 10언더파 공동 3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 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8위에 올랐던 김효주는 29일 발표될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세계 15위 이내, 한국 선수 중 4위를 지켜 도쿄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앞서 세계 1위 고진영, 2위 박인비, 4위 김세영도 도교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도쿄올림픽 골프 최종 엔트리는 6월 말 기준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세계 15위 이내 4명 이상이 포진한 국가에서는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한국 여자 골프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도쿄올림픽에서도 최대 쿼터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와 김세영은 두 번째 출전하고, 고진영과 김효주는 처음 올림픽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해 봤지만, 올림픽은 특별하다. 꾸준한 성적을 내고 올림픽에 나갈 수 있어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빨리 올림픽 무대를 경험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 여자 골프의 올림픽 전망이 밝아 보이진 않는다. 올 시즌 LPGA 투어 15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 우승은 두 차례뿐이다. 한국 선수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지난달 2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김효주였다. 이후 7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 우승이 없었다. 한국 여자 골프가 LPGA 투어 시즌 개막 후 15개 대회에서 2승 이하 성적을 낸 건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물론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건 여전하다. 미국 스포츠 데이터 업체인 그레이스노트가 지난 4월 전망한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예상 메달 후보로 김세영이 금메달, 고진영이 은메달 유력 선수로 꼽혔다. 대한체육회도 도쿄올림픽 메달 목표에 여자 골프를 금메달로 꼽았다.

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릴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골프클럽이 장타자보다 정교함을 갖춘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세리 여자대표팀 감독은 “골프장 환경이 한국과 비슷해 선수들이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경사도가 심한 그린이 몇 개 있어 선수들이 그린과 그린 주변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국 선수들의 경기력이 최근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넬리 코다는 KPMG 여자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2주 연속 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시즌 3승을 거둔 코다는 1년 11개월 동안 세계 톱을 지켜온 고진영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됐다. 미국 선수가 세계 1위에 오른 건 2014년 스테이시 루이스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선 동남아시아 신예 선수들 활약의 두드러졌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패티 타바타나킷(21·태국),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유카 사소(20·필리핀) 등 2000년대 태어난 젊은 골퍼들이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다. 또 전 세계 1위를 경험했던 리디아 고(24·뉴질랜드), 아리야 주타누간(26·태국)도 올해 모처럼 LPGA 투어 대회 우승을 경험해 여자 골프 판도를 흔들었다.

올 시즌 치른 LPGA 투어 15개 대회에서 미국 선수들이 6승을 휩쓸어 2승에 그친 한국·태국과 차이를 크게 벌렸다. 2015년 이후 6년 연속 LPGA 투어 합계 최다승 기록을 이어오던 한국의 아성이 흔들리는 시점에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는 8월 4일부터 나흘간 치러진다. 한국 선수들은 7월 말 도쿄로 이동할 예정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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